대선 후보 4인 계엄·메가폴리스·CBDC 등 놓고 치열 공방金, 韓에 "2년내 5개 메가폴리스? 집도 못 지어" "'댓글' 말고 전화 달라" 연쇄 직격韓, 安에 "미국서 CBDC 계획? 美는 CBDC 하지 않는다 발표" 金·韓·洪 "한덕수 차출론 괜찮다" 安 "韓 차출론 언짢다"27~28일 여론조사 거쳐 29일 2차 경선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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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김문수, 홍준표 후보. 2025.04.26. ⓒ뉴시스
6·3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26일 2차 경선 토론에서 저마다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하며 대선 필승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한동훈 후보가 제시한 '5대 메가폴리스' 공약의 현실성을 비롯해 정책 분야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27~28일 선거인단 투표(50%)와 국민여론조사(50%)를 진행하고, 29일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는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당원 투표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비율로 1·2위 득표자 간 최종 경선이 진행된다.
◆김문수, 한동훈 '5대 메가폴리스' 공약 헛점 집중 공략 … 홍준표·안철수도 가세
토론에 나선 후보들은 정책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맞붙었다. 한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 공약이 '뜨거운 감자'였다.
주도권 토론에 맨 먼저 나선 김문수 후보가 한동훈 후보를 지목하면서 한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 조성 구상을 언급하며 "서울과 똑같은 훌륭한 도시를 2년 만에 전국 지방에 5개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가) 도시 계획 대로 광교신도시, 판교신도시, 삼성 반도체가 있는 고덕신도시, 남양주의 다산신도시 등 여러 도시를 만들어봤다"면서 "집 한 채를 짓는 데에도 보통 2년이 걸린다"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김 후보는 이어 "기사를 전부 찾아봤는데 (한 후보는) 최고의 교육, 국제학교, 과학고등학교, 교통 인프라도 깔고 규제도 제로인 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며 재차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한 후보는 "제 공약을 좀 오해한 것 같다"며 "없는 신도시를 새로 만들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방끼리의 경쟁을 통해 지방 대도시를 키우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에 산업을 내려보내려고 할 때 그 기업에 읍소를 해야 한다"며 "메가폴리스로 지정된 곳에 한해 AI 관련 데이터 규제를 푼다는 등의 방식으로 기존 도시를 메가폴리스로 육성해 서울과 경쟁하게 해 (수도권) 집중화를 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경남지사를 지낸 홍 후보를 향해 "(한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 공약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불가능하다"며 "허황된 공약이다. 제대로 하려면 신도시 (만드는데) 10년이 걸린다. 기존 도시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데에도 적어도 10년은 걸린다. '행정을 알고 공약을 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동훈 '당원게시판 논란' 재소환 … 尹 비상계엄 적절성 공방
한 후보의 가족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 댓글을 달았다는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도 다시 소환됐다.
김 후보는 "한 후보는 대통령에 대해서 온 가족이 동원돼 당원 익명게시판에 댓글 달았는데 이건 상당히 문제가 있다"며 "비판할 일 있으면 댓글로 하지 말고 전화하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저한테 비판할 일이 있으면 댓글로 하시지 말고 저한테 전화하면 받고, 만나자고 하면 만날 테니까 절대 댓글은 다시면 안 된다"며 "저와 한 후보 관계가 댓글 달 관계는 아니지 않냐"고 했다.
후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적절성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안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당했다. 정부·여당의 일원으로서 상처받은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세 후보에게 질문했다.
김 후보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며 "계엄과 탄핵, 파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줄탄핵'이 30명이 있었고 특검법, 예산 전면 삭감 등의 많은 원인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최종 후보가 되면 검토해보겠다"고 했고, 한 후보는 "계엄 당일 밤 계엄을 저지한 이후부터 줄곧 반복해서 사과했다"며 "이 자리에서 다시 드린다. 국민이 절대로 겪으셔서는 안 될 일을 겪게 해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당시 당 대표였던 사람으로서 국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안 후보는 "저도 사과를 두 번에 걸쳐 드렸다"며 "우리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이재명에게 이길 수 없다"고 했다.
한 후보와 안 의원은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놓고서도 설전을 벌였다.
한 후보가 안 의원을 향해 "CBDC가 미국 조폐공사에서 발행한다고 했는데 조폐공사가 있는가. 미국에서 CBDC를 안한다고 했는데 한다고 잘못 알고 계신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재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들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다"고 맞받았다.
◆'한덕수 차출론'에 安만 "언짢다"…金·韓·洪 "안 언짢다"
'한덕수 차출론'에 대해서는 안 후보를 제외한 김·한·홍 후보가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토론회에서 '솔직히 한 대행 차출론 언짢다'는 OX 질문이 나오자 후보 4인 중 김 한 홍 후보는 '그렇지 않다'는 X 표지판을 들었다. 반면, 안 후보는 '그렇다'는 의미의 O 표지판을 들었다.
안 후보는 "언짢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동그라미를 들었다"며 "그 이유 중 하나가 한 대행은 미국 관세 협상에 있어서 우리나라 최고의 가장 좋은 전문가다. 대선 관리도 해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하는 많은 분이 정말 이기고 싶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며 "특별히 기분 나쁠 게 있느냐"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대행은 평생 공무원을 지낸 늘공"이라며 "훌륭한 인품과 경력을 갖춘 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꺾는데 국민의힘 후보와 함께 노력한다는 건 우리 당과 국민 열망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는 "처음에는 비상식으로 봤다. 당에서 예선도 거치지 않고 후보 하나 정해놓고 우리는 예선·준결승·결승까지 하라고 하면 언짢다"면서도 "가만히 보니까 한 대행을 뛰어넘지 못하고 어떻게 이 후보를 잡느냐 하는 당원들 요구가 많다. 납득하게 됐다"고 했다.

전성무 기자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