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한국은 보수적 국가 ‥ 성정체성 밝히지 않아"
  • ▲ 배우 윤여정이 지난해 8월 2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Apple TV+ '파친코' 시즌 2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배우 윤여정(78)이 한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들이 '동성애자'임을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8~19일(현지시각) 미국 대중지 피플,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윤여정은 할리우드 신작 영화 '결혼 피로연(The Wedding Banquet)' 개봉을 계기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극 중 캐릭터에 공감한 이유가 아들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취재진의 말에 "내 개인적인 삶이 이 영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며 "큰아들이 동성애자다. 감독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눈 뒤 아들과 겪었던 실제 경험을 영화 속 손자와의 대화신에 녹여냈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매우 보수적인 국가로, 사람들은 자기 부모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동성애자임을 밝히지 않는다"고 강조한 윤여정은 "극 중 동성애자인 손자에게 '누가 뭐라 하든 너는 내 손자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누군가에겐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선 좀 더 구체적인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큰아들이 2000년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했다"며 "뉴욕이 동성혼을 합법화했을 때 거기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한국에는 비밀로 하고, 온 가족이 뉴욕으로 가 결혼식에 참석했다"며 "지금은 아들의 동성 배우자를 아들보다 더 사랑한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터뷰와 관련해) 한국에 돌아가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모르겠다"며 "아마 그들은 내게 책을 집어 던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1975년 미국으로 건너가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1987년 이혼 후 홀로 두 아들을 키운 윤여정은 2021년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을 때 "나를 일 하러 가게끔 만든 아들들 덕분에 이 상을 받은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조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