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자처 이상식, 영장 발부 전 집행일정 거론"주말경 영장 재집행 앞두고 있다" 글 썼다 삭제"국수본-민주당 메신저 역할에 전화기서 불나"與 "국수본 영장 집행 모의했다면 헌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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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올린 페이스북글 초안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영장 집행 일정을 이번주 주말이라고 거론했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여당으로부터 국가수사본부와 내통했다는 공세를 받는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체포영장 재집행 시점도 자신의 SNS에 적었다가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전날 자신이 민주당과 국수본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썼다가 비판을 받고 있다.
8일 이 의원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그는 전날 오후 3시 57분 논란의 글을 처음으로 게시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내일은 내란특검 재표결 주말경은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있지만 오늘만큼은 국회도 평온한 모습"이라며 "오늘 저녁이나 내일 체포영장이 나오면 다시 폭풍 같은 날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전날 법원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발부 여부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경찰이 아닌 이 의원이 주말쯤 체포영장 재집행을 예고한 것이다.
이 글은 4분 만에 수정됐다. 논란의 문구인 '내일은 내란특검 재표결 주말경은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있지만'이 빠진 것이다.
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같은 글에서 "체포영장 만기를 하루 앞두고 저희당과 국수본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느라 전화기에 불이 나고 회의가 이어졌다"라고 썼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여야가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의 발언은 여당의 타깃이 됐다. 영장 집행을 진행할 국수본의 내부 정보를 이 의원이 민주당에 전달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부산지방경찰청장과 대구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한 경찰 출신이다.
국민의힘은 비판에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국수본 수사를 지휘하고 영장 집행 작전을 같이 작당 모의하고 있다면 이거야말로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며 "엄중히 지켜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성명에서 "이상식 의원의 자백을 통해 드러난 청부와 청탁으로 '국수본을 품은 민주당인가', '민주당 품에 안긴 민수본인가'라는 물음에 민주당과 국가수사본부는 답해야 한다"며 "이상식 의원과 내통자는 변호사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등으로 사법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시민단체는 이미 행동에 나섰다. 자유대한호국단은 8일 이 의원과 국수본 관계자를 서울중앙지검에 공무상비밀누설죄, 변호사법위반죄, 국가공무원법위반죄로 고발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