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민생 위기 차단 절박함에 임명 결정""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 종식 시켜야"'위헌 논란' 김건희·내란 특검법엔 거부권 행사
  •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12.31. ⓒ뉴시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중 정계선(민주당 추천) 후보자와 조한창(국민의힘 추천) 후보자 2명을 임명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야당이 요구해온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문제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 권한대행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마은혁 후보자에 대해서는 보류했다. 마 후보자는 대학 재학 시절인 1987년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신봉하는 사회주의 지하 혁명조직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에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최 권한대행은 "12월 27일 대통령 권한대행을 승계한 저는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 갈등을 종식시켜 경제와 민생 위기 가능성 차단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여야 합의를 통해 헌법재판관을 임명해 온 헌정사의 관행을 강조한 전임 권한대행의 원칙을 존중하고, 그간 진행돼 온 여야 간 임명 논의 과정을 고려해 여야 간 합의에 접근한 것으로 확인된 정계선·조한창 후보에 대해서는 오늘 즉시 임명하되, 나머지 한 분은 여야의 합의가 확인되는 대로 임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권한대행은 또 헌법재판관 임명 배경으로 경제 불확실성 해소를 언급했다.

    그는 "계엄으로 촉발된 경제의 변동성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와 권한대행 탄핵 소추 이후 급격히 확대됐다"며 "2024년 말 환율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인 1470원까지 상승했고, 주요 외신, 해외 투자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 시 대규모 자본 유출과 신용 등급 하락을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연말연시 공연, 행사, 모임 등의 취소에 이어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더욱 냉각시켜 실물 경제의 어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의 안전과 행복이 국가의 미래다. 더 이상 갈등과 대립의 혼돈이 지속돼서는 안 된다. 서로 조율하고 타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김건희·내란특검법에 대해서는 위헌성을 지적하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최 권한대행은 김건희특검법에 대해 "제21대, 제22대 국회에서 정부가 이미 세 차례나 헌법상 권력 분립 원칙 위반, 특별검사 제도의 보충성, 예외성 원칙 훼손 등의 이유로 재의 요구를 했고, 국회 재의결을 통해 모두 부결돼 폐기된 바 있다"며 "그럼에도 그 위헌성이 해소되지 않은 특검법안이 또다시 정부로 이송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안은 특별검사 후보자를 민주당과 비교섭단체에서만 각각 1명씩 추천토록 하고 있어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추천하고 야당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제삼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이라도 갖춘 이전 특검법안보다 헌법상 권력 분립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최 권한대행은 내란특검법에 대해선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에만 부여해 헌법상 권력 분립 원칙에 위반될 우려가 높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형사소송법에서조차 군사 공무, 업무상 비밀의 보호를 주요한 가치로 여겨 이를 침해하지 않도록 압수수색 등의 제한을 두고 있다"며 "이번 특검법안은 이러한 보호 장치를 배제해 국방, 외교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개인의 기본권이 침해될 우려 또한 높다"고 밝혔다.



전성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