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강당에서 퇴임식 "사형제 폐지 사건 마무리못해 송구"
  • ▲ 이은애 헌법재판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이은애 헌법재판관이 20일 "헌법불합치 결정들 중 개선 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조속히 국회와 정부가 노력해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합헌적 상태를 완성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재판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법불합치 결정들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출발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낙태죄 사건과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 사건 ▲가족관계등록법상 가정폭력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 사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상 특별교통수단에 있어 표준휠체어를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고정설비의 안전기준을 정하지 아니한 행정입법부작위 사건 ▲기후위기 사건 등 여러 사건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뤄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이 재판관은 다만 "제가 재임 중 연구하고 고민했던 사형제 사건을 비롯해 중요한 헌법적 쟁점이 있는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청구인들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가 중요한 헌법적 쟁점이 있는 사건에 더욱 전념할 수 있도록 헌법연구관과 헌법연구원의 증원, 나아가 사전심사의 범위 확대를 비롯한 입법적 제도개선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재판관은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0년 서울서부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지난 2018년 9월 헌법재판관으로 취임했다. 이 재판관의 후임으로는 김복형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지명됐다. 김 재판관의 임기는 21일부터 시작된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