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김 여사가 직접 전화해 조언 구해""읽씹 한동훈 탓이란 친윤 주장과 180도 달라"
-
-
- ▲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정상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에게 지난 1월 보낸 문자 메시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내가 김 여사에게 직접 들었다"며 김 여사와 57분간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진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내가 직접 확인했다'고 하니 원희룡, 이철규에 이어 댓글 부대들이 문제의 문자를 흘린 게 한동훈 측이라고 같지도 않은 거짓말을 퍼뜨리고 다니나 보다"며 "내가 '직접 확인했다'고 한 것은 사건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들었다는 얘기"라고 했다.
진 교수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난 후 전화를 통해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그는 "기록을 보니 57분 통화한 것으로 돼 있다"며 "지금 친윤(친윤석열) 측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당시 내가 여사께 직접 들은 것과 180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먼저 "당시 여사는 대국민 사과를 못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며 "자신은 사과할 의향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극구 말렸다고 한다. 한 번 사과하면 앞으로 계속 사과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정권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논리였다"고 썼다.
한 후보 측은 김 여사의 문자를 '읽씹'(읽고 무시)한 이유에 대해 "실제 사과 의사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친윤계는 김 여사의 사과 의지가 있었지만 한 후보가 뭉갰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여사는 당시 진 교수와 통화에서 당시 사과할 의사가 있었지만 주변에서 이를 만류한 사실을 토로했다고 한다.
또 김 여사는 진 교수에게 "사실 그때 교수님께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할까 하다가 말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때 전화를 했어야 했다"며 "지금 후회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 드리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어 김 여사는 "꼭 내가 전화하지 않아도 보시기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라도 전화로 알려주기 바란다"며 "내가 믿는 주변 사람 중에는 자기 사적인 이익만 챙기는 이가 있는 걸 나도 안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결국 나 때문에 총선을 망친 것 같아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다. 한 위원장이 화가 많이 났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한 위원장과 대통령님을 화해시켜 드리고 싶다.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했다는 게 진 교수의 입장이다.-
- ▲ ⓒ페이스북
진 교수는 "당시만 해도 대국민 사과를 거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고, 그릇된 결정은 주변 사람의 강권에 따른 것이라고 했는데, 두 달 사이 말이 180도로 확 바뀌었다"며 "사과를 못한 게 한동훈 때문이라고 하는 게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수의 정체성을 흔드는 얼치기 좌파와 장장 57분간 통화해서 조언을 구한 것은 정작 여사님"이라며 "한 후보와는 총선 끼고 6개월 간 그 흔한 안부 문자도 주고 받은 적 없다. 그러니 나랑 접촉한 게 죄라면 그 죄는 여사님께 묻는 게 합당하다"고 했다.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