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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괜찮은 겁니까" 경고, 이재명은 들리는가

재계, 정치권에 경제 정책 기조 대전환 촉구
최태원 "이 기조라면 대한민국 괜찮겠나"
親明 민주당, 전국민지원금·특검에 매몰
"민주당, 정치 3류 넘어 4·5류로 가려 해"

입력 2024.05.07 11:00 | 수정

N-포커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의원이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재계가 정치권을 향해 '새로운 경제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입법 권력을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은 정쟁성 법안에 집중하고 있어 사실상 공당(公黨)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제1당 지위를 유지한 '이재명의 민주당'이 정쟁에 힘을 집중하는 사이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일 대한상의 회장 2기 차를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의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기업에 대한, 경제계에 대한 반(反)기업 정서, 반대되는 정서를 완화시키거나 개선시키고 싶다"며 "지금 경제계가 저성장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데 새로운 모색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태까지 해왔던, 이 기조대로 계속 가면 이 대한민국이 괜찮은 건지 묻고 싶다"며 "이게 전체 국민의 뜻이라고 하면 경제계가 쫓아 가겠지만 이게 아니라면 새로운 대안이 무엇인지 우리가 내놓고 국회, 정부, 다른 시민사회도 새로운 방법론을 좀 더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171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재계의 우려와 정반대의 길을 가는 형국이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내 구성원들은 '전 국민 25만 원 민생지원금'과 '거부권 법안 재발의' 등을 22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다.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친명(친이재명)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에 대해 "1인당 25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법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사실상 거절 당한 민생지원금을 '처분적 법률'을 통해 구현하겠다는 주장이 민주당 원내대표 입에서 나온 것이다. 처분적 법률은 행정부와 사법부 절차 없이 직접 국민에게 권리나 의무를 생성하는 법률을 뜻한다. 

박 의원은 이 밖에도 김건희 특검법, 방송3법,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8개 법안을 재발의 할 것임을 공언했다. 

총선 승리 후 민주당 전체가 '이재명 일극체제'로 전환된 상황에서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이 대표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총선 승리 후 민심을 앞세워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친명계가 지난 총선에서 민심이 이 대표에게 손을 들어줬다고 해석하는 상황에서 당의 기류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본 것이다.

비명계로 불리는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친명계는 당연히 이 대표의 리더십으로 총선을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이 총선 민의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국가의 진로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더욱 중시할 것이라는 건 당연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와중에 경제는 계속해서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이는 멕시코에 추월 당한 성적이고, 5년 뒤에는 인도네시아에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한국의 세계 GDP 순위는 2020년 10위에서 2021년 11위, 2022년 13위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핵심으로 꼽히는 반도체 부분에서는 1분기 적자를 모면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깜짝 실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최태원 회장은 "작년에 너무 나빴기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반사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며 "저는 (좋은 분위기가) 그리 오래 안 간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경제학과 교수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이념이 아니라 현실적 경제 정책을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신사업과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너무 빨라진 경제 여건 변화에 기업의 불안감이 상당한데, 정치 주류가 된 민주당은 3류를 넘어 4류, 5류로 가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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