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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전쟁터에 나간 생도는 세계 어느 육군사관학교에도 없다"

육사총동창회, '6.25 참전생도 추모사업' 본격 나서
생도 1기 113명·2기 132명 등 245명, 6.25전 전사

입력 2024.04.26 17:29 | 수정

▲ 6.25참전육사생도기념사업회(이사장 장기호)는 26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생도회관에서 제1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6.25참전육사생도기념사업회 제공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회장 박종선)가 생도 1·2기 6.25 전쟁 참전 전사자를 추모하고 호국정신 선양을 위해 '6.25참전육사생도기념사업회'를 사단법인으로 설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6.25참전육사생도기념사업회(이사장 장기호)는 26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생도회관에서 제1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지난 2월 국가보훈부에 정식으로 등록 및 허가된 기념사업회는 생도 2기 장기호(94세) 옹을 이사장으로, 박종선 육사총동창회장을 상임이사로, 권태환 북극성안보연구소장(한국국방외교협회 회장)을 사무총장으로 위촉했다. 기념사업회는 6.25전쟁 참전에 대한 거룩한 희생정신과 호국정신을 기리는 추모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신현수 6.25참전육사생도기념사업회 명예이사장(생도 1기)이 26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불멸탑에 참배하고 있다. ⓒ조문정 기자


이날 정기총회는 생도 1·2기 참전 생존자 및 유가족을 비롯해 육사 총동창회장단, 졸업생 각 동기회장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불멸탑'(6.25 참전 생도 1기 추모)과 '참전생도상'(6.25 참전 생도 2기 추모)에 참배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신현수 명예이사장은(생도 1기)은 인사말에서 "6.25 전쟁 당시 학교에서 훈련받던 육사생도 1·2기는 포천~의정부 방면으로 밀려오는 북괴군을 저지하기 위해 생도 신분으로 전투에 참전해 죽음을 무릅쓰고 싸움으로써 불멸의 육사혼을 실천했다"며 "특히 육사 총동창회장 박종선 장군을 중심으로 사단법인 6.25 참전육사생도기념사업회를 만들게 된 것을 다시 한번 자축한다"고 말했다.

▲ 장기호 6.25참전육사생도기념사업회 이사장(생도 2기)이 26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내 참전생도상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문정 기자


장기호 이사장(생도 2기)은 이날 총회가 끝난 뒤 불멸탑과 참전생도상에 참배하는 자리에서 "역사상 전쟁터에 나간 생도는 세계 어느 육군사관학교에도 없다. 오직 우리나라뿐이다. 6.25 전쟁 중 1기 113명, 2기 132명 등 생도 245명이 전사했다"며 "일 년에 한 번만이라도 좋다. 74년 전에 선배 생도 245명이 전사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생도 1·2기 전투대대는 전쟁 발발 직후 긴급 편성돼 6월 25일부터 7월 4일 포천~태릉~한강일대~판교지역에서 지연전을 수행하다 큰 피해를 보고 철수했다. 이들 중 13명의 생도는 '적의 진출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후퇴하던 7사단 용사들을 규합해 불암산 지역에서 20명 규모의 '호랑이유격대'를 결성, 적 후방 교란작전을 수행하다가 전원 전사했다.

생존한 생도 1기 134명은 1950년 7월 10일 임관(육사 10기)해 각급 부대와 육군종합학교에서 신병을 양성하는 등 군의 전력증진에 기여했다.

생도 2기는 육군종합학교에서 6주간 교육을 받고 소위로 임관(육종 1기)했다. 중위 때인 1951년에 4년제 육사에 재입교를 희망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좌절됐다. 10기(생도 1기)와 11기(4년제 정규 1기) 사이에서 미아 신세가 됐던 생도 2기는 육사총동창회가 생긴 그다음 해인 1996년에 '육사생도 2기'로 공식 명명되고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입교 60주년인 2010년에는 생도 2기가 단체로 자랑스러운 육사인으로 선정돼 조금이나마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 육사생도 1·2기 참전 생존자와 유가족이 26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내 불멸탑에 참배하고 있다. ⓒ조문정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생도 1·2기 선배님들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우리들의 영웅이다. 오늘날 우리가 자유·평화·번영을 누릴 수 있는 것도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 덕분"이라며 "우리 군은 생도 1·2기 선배님들의 호국정신을 본받아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 적을 압도하는 국방 태세를 구축해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할 것"이라고 서면 축사에서 말했다.

한기호 국회 국방위원장도 서면 축사를 통해 "6.25 참전 생도 1·2기 선배님들의 몸과 마음을 바친 숭고한 희생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자유와 번영을 누리고 있다. 이러한 선배님들을 영원히 기리고자 하는 그 노력이 시작되는 초대 정기총회가 개최돼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기념사업회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번영을 위한 든든한 뿌리가 돼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성희 (주)컨텍(CONTEC) 대표이사는 이날 기념사업회에 기부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이외에도 신우식 장군 부부 1억 원, 최세창 전 국방부 장관 2000만 원, 김종호(13기 공병장교 출신) 씨는 경기도 오산 임야 500평을 육군사관학교 동창회관 건립기금으로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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