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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감도는 전운 …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삼중高'

한중일 구두개입 효과로 환율 다소 안정…다시 급등
기업 투자 위축·소비 감소 등 내수 위축 악순환 우려
미 탄탄한 경제 성장…금리 인하 시기 미뤄질 듯

입력 2024.04.20 08:48 | 수정 2024.04.20 08:55

▲ 지난 14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한 뒤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갈수록 고조되는 중동 지역 긴장감에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의 확전으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우리 경제를 덮치고 있다.

외환당국은 구두개입에 나서는 등 외환 수급 변동성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3고 현상 장기화 우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3고 현상 장기화 시 기업 투자 위축과 소비 감소 뿐 아니라 내수 위축이라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 WTI·브렌트유 아시아 시장서 3%대 급등…호르무즈 해협 폐쇄 우려도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 소식에 국제유가도 이날 오름세를 나타냈다.

19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3.32달러(3.81%) 오른 90.43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3.32달러(4%) 상승한 86.05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WTI는 이란의 보복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난 12일 85.66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이란이 공격을 감행한 이후 3거래일간 총 3.4% 감소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지정학적 리스크는 그간 유가 상승에 이미 반영됐고, 전면전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 가운데 유가는 최근 하락세를 보였었다.

원유 등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국제 유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여기에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해상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면 유가는 급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이란은 이스라엘이 보복할 시 또 다시 대응하겠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동 갈등이 심화되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막을 가능성도 높아져 이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 미국 텍사스에 있는 오일 펌프잭. ⓒ연합뉴스


◇ 구두개입에 환율 상승폭 둔화…다시 뜀박질

이번 주 외환당국이 환율진정을 위해 '구두 개입'에 잇따라 나섰다. 

기재부와 한은은 지난 16일 공식 구두 개입에 나선 데 이어 이튿날에는 한일 재무장관이 공동으로 원화와 엔화 통화 가치 급락에 우려를 표했다.

한국 원/달러 환율은 지난 18일 한국·미국·일본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개입으로 단숨에 1,370원대까지 급락하며 안정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19일 오전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공격했다는 소식에 환율은 한때 1,39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 사실을 부인하며 환율이 다소 떨어졌지만, 전날보다 9.3원 오른 1,382.2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인해 5차 중동전쟁 우려가 확산되며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화상으로 기재부 주요 간부들과 긴급 대외경제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범부처 비상 대응체계 강화를 주문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에너지 등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이에 국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동안 미뤄뒀던 가격 인상을 다수의 식품·유통 업체들이 4월 총선이 끝난 후 줄줄이 가격을 올리는 모양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 2.8%로 8개월 만에 2%대로 깜짝 하락했다. 그러나 2월과 3월 연이어 3.1%를 기록하면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정부는 여전히 하반기 물가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올해 상승률이 2.6%로 수렴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향후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물가뿐 아니라 금리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 등 국내 경기를 짓누를 수밖에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도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이르면 4분기에나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가 등 물가 동향에 따라서는 연내 인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물가 상승률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며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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