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 황제의 밀사

    2장 투쟁(鬪爭) ⑲  다가선 사내가 목례를 하더니 말을 잇는다.「저는 궁내부의 김모(某)라고 합니다. 이름을 밝히지 못함을 용서 해주십시오.」자신을 김 아무개라고 한 것을 용서 해달라니 나는 그냥 용건을 물었다.「그래, 무슨 일로 부르셨소?」「긴히 여쭐 말씀이 있으니

    2010-04-28 불굴
  • <56> "박영호에 면죄부를 주다니..."

    2장 투쟁(鬪爭) ⑱  중추원의 재기가감자(才器可堪者) 후보, 즉 정부대신임용 후보자로 박영효를 포함시키자는 나와 최정덕 등의 주장은 금방 격렬한 반대에 부딪쳤다. 중추원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중추원 의원 50인은 독립협회, 만민공

    2010-04-27 불굴
  • <55> 황제 가격은 얼마일까

    2장 투쟁(鬪爭) ⑰ 「그것이 정말입니까?」하고 내가 물었지만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은 갖지 않았다. 이미 소문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묻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자 안재훈이 붉은 얼굴을 펴고 짧게 웃었다.「허어. 내장원의 돈이 그렇게 해서 쌓여지는

    2010-04-26 불굴
  • <54> "군수자리가 나왔는데 5만원입니다"

    2장 투쟁(鬪爭) ⑯ 중추원 의관(議官)은 정9품의 말직(末職)이었지만 대신(大臣) 임용 후보를 천거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중추원은 대신 후보를 선별하고 있었는데 물론 최종 결정은 황제의 몫이다.중추원 의관들과 회의를 마치고 종로의 옥양목 상인 안재훈의 가

    2010-04-24 불굴
  • <53> "내 주변에서 멀어져 주시오, 아가씨"

    2장 투쟁(鬪爭) ⑮  「저 좀 보세요.」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나는 몸을 돌렸다. 어둠속에서 남녀 둘이가 다가오고 있다. 부르는 소리는 여자였고 오선희 목소리였다. 인화문 밖에서 헤어졌는데 이곳까지 따라온 것 같다.내가 옆에 선 재석에게 말했다. 「잠깐 비켜주게.」「예

    2010-04-23 불굴
  • <52>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2장 투쟁(鬪爭) ⑭  춥다. 저녁 무렵, 인화문 밖 광장에 모인 5백여명의 백성들도 어깨를 움츠리고 있다. 그러나 나를 향한 눈빛은 생생(生生)하다. 하긴 저런 눈빛이 없었다면 이 추위를 견디지 못했으리라.남녀노소(男女老少)의 강한 시선을 받으며 나

    2010-04-22 불굴
  • <51> 임금 직속의 비밀 정보기관

    2장 투쟁(鬪爭) ⑬  나는 열넷이 되었을 때(1889)부터 과거가 폐지된 갑오개혁(1894)때까지 과거에 응시했지만 번번히 낙방했다. 서당 때 장원을 도맡았던 터여서 매관매직이 성행한 시기였으니 시험관만 매수했다면 진작 벼슬길에 나설 수도 있었을 것

    2010-04-21 불굴
  • <50> 오선희의 긴 속눈썹이 가지런히 눕혀졌다

    2장 투쟁(鬪爭) ⑫  건너편 민가(民家) 담장으로 나를 안내한 사내가 손을 들어 옆쪽 골목을 가리켰다.「골목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누가 날 찾는단 말이오?」의심이 난 내가 30대쯤의 양복장이를 보았다. 내 표정을 본 사내가 굽신 머리를 숙여 보였다.「

    2010-04-20 불굴
  • <49> 24세에 중추원 의관이 되다

    2장 투쟁(鬪爭) ⑪  윤치호나 이상재 등 독립협회 거물들은 고종 황제에 대한 경외심(敬畏心)이 남아있다. 그래서 황제의 치부가 드러났을때도 예의를 잃지 않는다. 배울만한 태도였으나 때로는 그것이 불의와의 타협, 또는 비굴한 자세로 보이기도 한다.나는

    2010-04-19 불굴
  • <48> 역적 김시준을 죽일겁니다

    2장 투쟁(鬪爭) ⑩  의병장 박무익은 민비가 시해되었을 때 경기도 광주를 무대로 의병을 일으킨 인물이다. 의병의 충성 대상은 누구인가? 첫 번째가 임금이다. 임금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고 작정을 했던 박무익이 지금은 변했다. 도성(都城)에 올라와 임금의 진면목을 알게

    2010-04-16 불굴
  • <47> "이공, 일본제국과 병합을 도와주시오"

    2장 투쟁(鬪爭) ⑨ 이시다하고 만났을 때는 저녁 8시가 되어갈 무렵이다. 기석(奇石)을 통해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으므로 약속 장소를 정동교회로 정한 것이다. 오늘도 내 옆에는 박무익이 그림자처럼 붙어있다. 의병장이며 지금도 7,8명의 수하를 거스리고 있는 박무익은

    2010-04-15 불굴
  • <46> 사랑은 죄가 아니오

    2장 투쟁(鬪爭) ⑧ <사랑한다는 것은 죄가 아니오> 가마를 타고 온 오선희는 나를 보더니 얼굴을 붉혔다. 저고리의 팔굽 아래부터 붕대를 감았는데 내가 봐도 어설펐다.「뭘하느냐? 인사를 해야지?」하고 허기영이 꾸짖듯 말하자 오선희는 머리를 숙인 채 대답했다. 「폐를 끼

    2010-04-14 불굴
  • <45> 여학생 연사의 팔이 부러졌소

    2장 투쟁(鬪爭) ⑦  다음날 아침, 다시 광장에 나간 나는 놀라 숨을 죽였다. 광장에는 7,8천명의 군중이 모여 있었던 것이다. 어제보다 두배는 더 모였다. 나를 알아본 군중이 환호성을 질러 맞는다.「황국협회놈들을 쳐부숴라!」누군가가 목청껏 소리쳤고 수천 명의 군중이

    2010-04-13 불굴
  • <44> "습격이다!" 황국협회의 난동

    2장 투쟁(鬪爭) ⑥  오선희의 연설은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수십 번 집회를 치뤘지만 여자 연사는 처음이기도 했다. 군중들은 조용해졌고 그래서 오선희의 낭랑한 목소리가 멀리까지 들렸다.  오선희는 부패한 관리들을 성토했으며 황국협회의 배후에 일본군이 있다고 주장했다.

    2010-04-12 불굴
  • <43> 여학생 연사가 나타났다

     2장 투쟁(鬪爭) ⑤  그러나 나는 농성을 계속했다. 석방된 간부들도 동조해 주었으므로 열기는 더 높아졌다. 이제 나는 이번 투쟁의 지도자급으로 부상(浮上)되어 있었다.우리들의 요구는 지난번에 황제가 승인한 헌의6조를 조속히 시행하라는 것이었다. 황제는 차일피일 시행

    2010-04-10 불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