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7> 나라 찾으러 나라를 떠나다

    7장 식민지(植民地) (27)   떠나기 전날 밤이니 1912년 3월 25일이다. 아버님은 평산 누님 댁으로 옮기셨고 아내와도 20년에 걸친 결혼 생활을 정리한 터라 나는 YMCA의 3층 숙소에서 빈껍질처럼 느껴지는 몸으로 앉아 있었

    2010-12-01
  • <236> 남아있는 사람이 애국자다

    7장 식민지(植民地) (26) 「형은 총독부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어.」주상호(周相鎬)가 나에게 머리까지 저으며 말했다. 주상호는 나와 황해도 평산 동향이며 배재학당 동창이기도 하고 협성회보도 같이 발행했다. 내가 감옥에서 탈출 할 때도 도움을 주었던

    2010-11-30
  • <235> 이것이 마지막 기회

    7장 식민지(植民地) (25) 복도 끝 방인 취조실에는 대위 계급장을 붙인 장교가 통역을 뒤에 세우고 앉아있었는데 옆쪽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이 바로 질레트(Philip L. Gillett) 총무였다. 이미 깊은 밤이어서 감옥 건물 안은 조용했다. 내가 앞으로 다가가 섰

    2010-11-29
  • <234> 일본 놈 끼고 살아야 돼!

    7장 식민지(植民地) (24) 헌병대에는 처음 잡혀왔다. 한성감옥서에 수감 되었을 때는 그래도 조선인 시위대 군사가 나를 호송했고 재판도 대한제국 법정에서 받았다. 그런데 이곳은 일본인 세상이다. 조선인 통역, 군속들이 오갔지만 모두 하인(下人) 신세

    2010-11-27
  • <233> 이승만, 당신을 체포하겠소

    7장 식민지(植民地) (23)   일은 다음날 오후에 일어났다. 교무실에서 회의를 하던 나는 사환 임군이 서둘러 들어서는 바람에 머리를 들었다. 선생들도 모두 임군을 본다. 내 옆으로 다가온 임군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교장선생님, 교장실에서 헌병대 장교가 기다리고

    2010-11-26
  • <232> 차라리 나를 죽이고 가!

    7장 식민지(植民地) (22) 2월 초의 어느 날 강의를 마친 내가 교장실로 들어섰을 때 이상재가 따라 들어왔다. 얼굴 표정이 굳다.「이보게, 우남. 윤회장이 체포되었어.」소파에 앉으면서 이상재가 말했으므로 나는 시선만 주었다. 윤회장이 누군지는 안다. 바로 윤치오다.

    2010-11-25
  • <231> 워싱턴 신세를 갚으리다

    7장 식민지(植民地) (21) 「아니, 이게 누구시오?」종로 미곡상에서 나오던 나는 뒤에서 들리는 외침에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다음 순간 숨을 삼켰다. 활짝 웃음을 띄고 다가오는 사내는 바로 김윤정이었던 것이다.김윤정(金潤晶)이 누구인가? 주미 공사관 서기생으로 있다

    2010-11-24
  • <230>아버지와 딸 '친일과 항일'

    7장 식민지(植民地) ⑳   다음날 아침, 눈을 뜬 나는 침대 옆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지난밤 일이 꿈이 아니었다는 증거는 금방 드러났다. 서순영의 체취가 아직 진하게 남겨져 있었고 베개의 눌린 자욱까지 생생했다. 나는 한동안

    2010-11-23
  • <229> 이렇게 살기 싫습니다

    7장 식민지(植民地) ⑲   「선생님.」숙소인 YMCA 사옥으로 돌아왔을 때는 밤 12시가 넘어 있었다. 방으로 들어서려던 나는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몸을 돌렸다. 서순영이다. 복도의 등빛에 비친 서순영의 얼굴은 하얗게 굳어져 있다. 불안한

    2010-11-22
  • <228> 같이 간도땅으로 떠납시다

    7장 식민지(植民地) ⑱   평양에 나흘간 일정으로 출장을 온 이틀째 되는 날 밤이었다. 서문교회 목사 유수환의 거처인 교회당 뒷채 마룻방에 앉아있던 나는 문이 열리는 기척에 머리를 돌렸다. 「오오.」그 순간 내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방으로

    2010-11-20
  • <227> 회원끼리 죽이고 죽고...

    7장 식민지(植民地) ⑰   삼천리강산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남의 식민지가 된 산하(山河)였으니 전국을 다니면서도 감개가 일어나지 않는다. 12월, 내가 귀국한 지도 이제 일년이 넘어 다시 두달이 되었다. 그동안 나는 수백회의 지방 강연을 다녔

    2010-11-19
  • <226> 아버지처럼 죽는게 소원입니다

    7장 식민지(植民地) ⑯   오후 7시 반, 11월 하순이었지만 겨울처럼 추운 날씨였다. 코트 깃을 세운 나는 종로 거리를 걸어 길가의 미곡상 옆쪽 샛문을 밀고 들어섰다. 마당은 어두웠지만 건너편 창고에서 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창고의 육중한 나무문을 젖히자 환한 안이

    2010-11-18
  • <225> 지금은 온세상이 감옥이다

    7장 식민지(植民地) ⑮   「당분간 독립회 모임은 중단하기로 하지.」내가 말했을 때 모두 입을 다문 채 시선만 주었다. 오늘도 7인회는 준비실에 모였다. 바깥 감시로 오늘은 윤민호가 나갔고 양성삼과 유일한 여자 회원인 서순명까지 여섯이 둘러

    2010-11-17
  • <224> 내부의 배신자

    7장 식민지(植民地) ⑭   그래서 나는 정기준의 아들 정완(鄭完)을 맡게 되었다. 내가 협동총무인 브로크만(Frank M Brokman)에게 부탁하여 종로 YMCA 건물의 숙소에서 기거하도록 해준 것이다. 그리고 선교사들의 잔부름을 시켰는데

    2010-11-16
  • <223>이놈을 독립군이 되게 해줍시오

    7장 식민지(植民地) ⑬   합방이 되어 총독정치가 시작된 1910년과 1911년의 정국은 살벌했다.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반란의 씨를 처음부터 근절 시킨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그래서 식민지의 기반을 굳히려는 정책이다. 나는 YMCA 소

    2010-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