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돈(화폐)이 중심이 되는 경제 활동이 존재해왔다.

  • 신나희(연세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 신나희(연세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그리고 ‘만들어진 국가’는 이미 자본주의라는 체계 system 속에서 성장과 쇠락을 반복해왔다.
    자본주의가 세계를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것은 진실이다.
    그러나 20세기를 통해 자원에 대한 효율적 이용이 극대화되면서 그 양상은 극악한 모습으로 치달았고 세계는 황폐화되었다는 것 역시 불편한 진실이다. 

    식을 줄 모르는 열기
    자본주의의 지향점인 생산성의 효율은 투입하는 자본 대비 산출된 자본으로 결정된다.
    더 많은 것을 원했던 인간은 자연을 하나의 생명이 아닌 도구로 간주하게 되었고 안타깝게도 효율성에 대한 경쟁은 1930년대의 공황과 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등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생명에 대한 자본주의의 무절제는 이제 21세기 현재의 금융 위기라는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서 인간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다.
    바로 ‘지구 온난화’다.
    물론 70년대 로마클럽에서 시작된 환경에 대한 논의는 97년 교토의정서의 체결로 이어졌고 최근 IPCC는 4차례의 보고서를 통해 인간이 환경 문제의 원인 제공자임을 분명히 했다.
    그제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각 국가와 개별 NGO 들은 2009년 코펜하겐 회의를 앞두고는 정책의 변화를 이뤄내고자 분주히 움직였다.
    방송계와 언론계도 환경이라는 코드에 논조를 맞춰 정성스럽게 기획한 다큐멘터리와 주옥 같은 글을 쏟아내면서 일반 사람들의 인식을 제고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전히 지구의 체온계는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찬물에 수건을 적셔 정성스럽게 이마에 올려놓기만 할 뿐 근본적인 진료와 처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명 자본주의, 우리는 변해야 한다.
    근본적인 처방은 바로 ‘생명 자본주의’에 있다.
    생명 자본주의란 폴 호켄의 저서인 『자연 자본주의』에서 언급한 개념으로서 21세기의 키워드로 떠오른 ‘환경’과 ‘녹색’의 전제에서 시작하는 자본주의이다.
    생명 자본주의는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우선순위로 하는 자본주의의 성격 변화로서 전 자본주의와 달리 지구적 차원에서 경제와 인간의 삶을 동시에 바라본다.
    이는 현재 지구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원을 친환경적으로 개발 및 보급하고 생태계 구조를 본뜬 경제 구조를 조직하여 자원이 버려지지 않고 순환되도록 한다.
    또한 자연 자본의 유지, 복구에 재투자를 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지구의 녹색을 되찾는데 방점을 둔다.
    생명 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패러다임이 21세기에 적합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단순한 물리적 기반으로서 전통적 자본주의가 존재했다면 생명 자본주의는 문명의 전체를 생각하고 생명을 기반으로 하는 삶과 철학의 기반이다.

    새로운 생명을 말하는 교육
    생명 자본주의로의 변화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전 인류적 과제, 특히 미래를 살아갈 젊은이들의 과제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의 젊은이들은 환경 감수성이 매우 낮은 세대이다.
    이들은 80~90년대의 ‘한강의 기적’, ‘아시아의 용’ 이라고 불린 경제성장과 IT 강국으로서의 도약 속에서 자라났다.
    이미 산업화, 도시화가 완성되어 흙을 제대로 밟아보지 못했고 이들에게 곤충과 식물은 인터넷 도감에서 검색하는 대상이었다.
    우리 동네에 어떤 꽃과 나무가 있는지, 그리고 제철과일이 무엇인지를 오감으로 배웠던 기성세대에 비해 오늘의 젊은이들은 채 50종 이상의 꽃과 나무를 구별하지 못한다.
    또한 생명에 대한 경외감도 매우 낮다.
    생명에 대한 인식능력과 판단능력이 발달되기도 전에 컴퓨터 게임으로 총 쏘는 법을 먼저 배웠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도시적 환경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도시적, 21세기적 환경 속에서 생명을 대전제로 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해서 더욱 더 교육이 필요함을 말하고자 함이다.

    다행스럽게도 대학을 중심으로 한 학계에서 지속가능발전 교육(ESD: Education on Sustainable Development)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는 친환경적 캠퍼스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학과 과정에 자연과 환경에 대한 수업을 개설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환경을 위한 공동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이미 2008년 한국의 대학사회도 ‘한국 그린캠퍼스협의회’를 출범시켜 산발적인 그린캠퍼스 운동을 네트워킹하였고 통영의 RCE 센터는 지역 사회의 전체 교육과정을 통해 어린 학생들까지도 환경 감수성을 풍부하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생명을 가르치는 교육이 약손이다.
    환경에 대한 철학적 담론과 정책적 기획들이 효과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이 반드시 요구된다.
    우리는 교육이야말로 미래의 세대를 바꾸고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길임을 다시한번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