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정보센터, '북한인권백서' 발간 10주년..10만건 DB 구축
  • 이재춘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 ⓒ 뉴데일리 정상윤
    ▲ 이재춘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 ⓒ 뉴데일리 정상윤

    함경북도 출신 여자가 중국에서 임신을 한 상태로 신의주시 보위부에 붙잡혀 왔습니다. 이 여자를 신의주시 안전부 병원에 데려가서 강제 낙태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막상 태어난 아이가 살아 있었어요. 그 핏덩어리 아기가 2시간 정도 우니까 보위부원이 아기를 식당 바닥에 내려놨습니다.

    거기에는 크기가 고양이 만한 쥐들이 있고 아주 더러웠습니다. 그 더럽고 차가운 바닥에 아이를 내려놓으니 쥐들이 피 냄새를 맡고 와서는 갓난 아이의 눈을 파먹었습니다. 아기는 그 자리에서 바로 죽었죠.


    이재춘 북한인권센터(NKDB) 이사장(사진)은 지난 6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의 실태는 현대 사회에선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최악의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며 "말로 형용하기 힘든 끔찍한 일들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저희가 수집한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 실태를 보셔도 많이 놀라실 겁니다. 벌목소에서 사람이 죽으면 철판으로 용접을 하고 시체를 넣어서 기차로 보내버려요. 그 넓은 사업소에 의사는 달랑 한 명 뿐이라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옷이 부족해 남이 버린 옷을 갖다 입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20세기 원시인들을 보려면 러시아 아무르주 북한 노동자 숙소로 가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이재춘 이사장은 "우리의 이웃이자 동포인 북한 주민들이 이처럼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선 전혀 관심을 두려 하지 않는 이상한 풍토가 있어 왔다"며 "이에 20년 전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자발적으로 태동해 현재까지 북한 인권의 실상을 국제 사회와 국내에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김대중 정부 시절 자행된 햇볕정책 아래에서는 북한 인권을 절대로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정부도 마찬가지였죠. 정부가 안하니 시민들이 나설 수밖에요. 90년대부터 활동을 해왔지만 시민단체로 등록을 한 건 2003년도입니다. 김상헌씨가 이 센터를 처음 설립한 분이고, 현재 센터 기록보존소 소장을 맡고 있는 윤여상씨도 초창기부터 줄곧 이 사업을 도맡아 오신 산증인입니다.


  • 북한인권센터(NKDB)가 발간한 책자들.
    ▲ 북한인권센터(NKDB)가 발간한 책자들.

    이 이사장은 "초창기 각자 사비를 털어 시작한 사업이지만 지금도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며 "전체 예산 중에 자체적으로 후원을 받아 충당되는 규모가 5분의 1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매우 취약하다"고 토로했다.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저희 요원들이 직접 위험을 감수하고 현장으로 파견돼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자료를 토대로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태조사보고서와 인명사전, 종교백서 등을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고, 여기에 각종 세미나 개최와 아카데미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금 사정입니다. 국제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도 한계가 있죠. 어느 정도는 자체적으로 운영비를 충당해야 하는데 국내 현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좌파 단체들에게는 자금이 쏟아지고 있는데 정작 통일에 대비하는 이런 사업에 대해서는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이 이사장은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추구해 온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모든 활동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통일 한국의 이념적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며 "이는 정권의 교체나 대북 협상의 진전 여부에 관계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이사장은 "북한인권법의 제정에 따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의 공적 기능이 회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순수 민간 NGO로써 비정치적, 비종교적, 중립적인 북한인권정보센터의 활동에 대한 시민사회의 성원과 동참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 다음은 뉴데일리 인보길 회장과 이재춘 북한인권센터 이사장과의 대담 전문.

    - 북한인권센터의 설립 배경과 목적을 간단히 말씀해 주신다면?

    ▲북한 인권이라는 토픽은 지금은 대한민국이 관심을 가져야 할 최대 이슈라고 봅니다. 전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두고 있는 중대 사안 중 하나입니다. 오래 전부터 국제 사회에서는 그 문제의 심각성이 지적돼 왔던 이슈이지만, 정작 국내에선 통일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인권 문제에 전혀 관심을 두려 하지 않는 게 문제였지요.

    한동안 우리의 동포이자 이웃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인권 탄압의 실태에 대해 관심들이 없거나 일부러 관심을 갖지 않으려는 풍토가 있었어요. 예컨대 김대중 정부 시절 자행된 햇볕정책 아래에서는 북한 인권을 절대로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정부도 마찬가지였죠.

    그런 상황에서 20년 전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자발적으로 태동해 북한 인권의 실상을 국제 사회와 국내에 알리는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정부가 완전히 눈을 감고 있던 시절부터 말이죠.

    - 활동은 오래 전부터 해왔지만 정식으로 등록된 게 2003년도군요?

    ▲그렇습니다. 2003년 시민단체로 등록을 했어요. 김상헌씨가 이 센터를 처음 설립한 분이고, 현재 센터 기록보존소 소장을 맡고 있는 윤여상씨도 초창기부터 줄곧 이 사업을 도맡아 오신 산증인입니다. 처음엔 다들 자기 사비를 털어서 시작한 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원래 이사 직분만 맡고 있다가 지난 9월에 새롭게 이사장으로 임명됐죠. 이 일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고, 누군가는 꼭 나서서 해야하는 일이기에 부족하지만 이 직분을 감당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 자료를 보면 북한인권정보센터 산하에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달 초 통일부 산하 조직으로 설립된 북한인권기록센터와는 전혀 다른 곳인가요?

    ▲센터 내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저희가 오랫동안 관리·운영해온 곳으로, 이번에 통일부에서 설립된 조직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 그렇군요. 북한인권법을 보면 통일부 산하에 북한기록보존소를 설립하도록 돼 있는데,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이미 북한인권기록보존소라는 명칭으로 아카이브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북한인권기록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도 볼 수 있겠군요. 소개 자료를 보니,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 비축된 데이터베이스 기록건수가 10만건을 넘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90년대 후반부터 김정일의 폭정이 시작되면서 북한 난민들이 쏟아져 나왔죠. 지금은 3만명에 달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북한 인권의 실상들이 알려지기 시작했죠. 저희는 이것들을 기록으로 남겨, 정리하고 분석하고 국제 사회에 공론화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10년 전부터 북한 인권의 실상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해왔는데요. 그동안 조사한 건수가 10만건이 넘어요. 개인의 경우가 4만건 정도가 되고 , 케이스화 된 것이 약 6만건 가량 됩니다.

    - 4만건은 다 북한 인물인가요?

    ▲다 북한 인물들이죠. 보통 가해자가 있으면 피해자가 있기 마련인데 대부분 피해자들의 기록입니다. 한 80퍼센트가 넘죠. 개인정보를 다 발표할 순 없지만 통계를 보면 그래요. 카테고리는 인권 침해별로 16개로 구분했습니다. 이중에는 생소한 용어도 있는데요. '재생산권' 침해라는 게 있습니다. 이게 뭐냐하면 북한에선 아이를 한 번 낳은 임산부가 또 다시 임신을 했을 때 만일 당국에서 아이를 지우라고 명령을 하면 아이를 지워야 합니다. 임산부가 애를 낳을 권리조차 없는 거죠.



  • - 북한인권법이 만들어지기까지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북한인권법 제정의 필요성을 누차 얘기해왔고, 그것이 반영돼서 10여년 만에 통과가 된 것이지요.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2013년에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이라는 한 나라를 지정해서 그 나라의 인권 실태를 조사·보고하는 특별 기관을 만들었습니다. 이름하여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UN COI·United Nations, Commission of Inquiry)라는 곳인데요. 마이클 커비(Michael Kirby) 같은 쟁쟁한 사람들이 주관이 돼서 1년 동안 북한 인권 실태 조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하려면 북한에 들어가서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게 되지 안잖아요? 결국엔 한국에 와서 탈북민들을 주로 조사했는데 그때 우리 기록들을 많이 참조했죠. 그래서 2014년도에 이 보고서가 발표됐어요.

    이 보고서의 결론은 북한 인권 상황은 현대 사회에선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최악의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후 북한 인권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통치자와 국가 기관이 조직적으로 범한 범죄이기 때문에 해당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International Criminal Court)에 회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죠.

    원래 개인의 권리가 침해 당하면 국가의 사법기관이 나서서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지만 국가 자체가 이런 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니 구제할 방법이 없는거죠. 따라서 과거 폴 포트(Pol Pot) 정권의 사례처럼 ICC에 회부해서 처벌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ICC의 관할 사항에는 전쟁범죄, 대량학살, 그리고 인도에 관한 항목이 있는데요. 북한은 인도에 반한 죄를 범했다고 판단돼 유엔총회에 만장일치로 접수가 됐습니다.

    다만 ICC에 회부하려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오케이를 해야 하는데 러시아와 중국 때문에 아직까지 계류가 돼 있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원래 이들 나라 때문에 안전보장이사회에 의제로도 선택이 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국제 사회의 압력으로 의제로 선택이 됐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아직 결론만 안났을 뿐이지, 어느 순간에는 ICC로 넘어갈 것이라고 봅니다.



  • - 피랍자들을 돌보는 일도 하신다고요?

    ▲국군 포로들 중에 억류됐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있는데, 그 분들을 아무도 돌보지 않고 있어요. 최소한의 예우도 갖춰야 하고 여기에 잘 적응하도록 도움도 드려야 하는데,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희가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민간인 피랍자들도 있죠. 하지만 저희가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정신적으로 위로해 드리고 그런 일에 힘을 쏟고 있어요.

    - 북한종교백서를 따로 발간한 점도 흥미롭군요. 북한에 종교가 있나요?

    ▲자기들은 있다고 하죠. 법에도 종교의 자유가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엄벌에 처해지죠. 평양 봉수교회도 다 가짜입니다. 교인들이 아닌 당원들이 다니죠. 그냥 돈 뜯는 기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말씀하신대로 북한의 교회들은 통일전선부가 운영하는 쇼룸이죠. 하지만 어느 부서가 어떻게 어떤 식으로 이것을 운영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구체적인 자료들이 종교 백서에 다 나와 있나요?

    ▲아주 구체적인 증언으로 다 기록돼 있습니다.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어떤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세세하게 기록해 놨습니다.

    - 정말 큰 문제는 한국의 종교계가 인도주의를 내세워서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에 지원되는 자금 대부분이 우리나라의 종교 세력이 도와주는 부분이에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하기 전까지 상당한 금액이 북한에 지원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 종교 단체들이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을 통해서 지원하는 것을 일일이 막을 수는 없겠죠. 그래서 이런 실태를 바로 알리는 종교 백서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무엇보다 이 내용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 ▲북한 인권 실태를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합니다. 이게 바로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죠. 그래서 지난해부터 통일외교아카데미를 개설했습니다. 앞서 북한인권아카데미는 5년 전부터 시작했고요. 그 다음엔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어요.

    이 자리를 빌어 말씀을 드리자면 저희가 이렇게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예산이 많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현실적으로 국제 사회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자체적으로 후원회를 만들어 모금을 하고 있지만, 자체 조달하는 규모가 저희 전체 예산의 5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에요.

    중견기업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는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통일이 되면 기업들의 지경과 영역이 더 커지는데,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이런 데에 투자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좌파 단체들에게는 돈이 쏟아지는데 정작 통일에 대비하는 이런 사업에 대해서는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 분들이 많아요.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 실태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오셨죠?

    ▲북한은 나라 전체가 노예국가입니다. 요즘엔 개성공단도 폐쇄가 됐기 때문에 더욱더 노동자를 파견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10여개국에 10만명 정도를 내보냈는데요. 러시아, 중국, 몽골, 폴란드 같은 나라에 파견돼 있습니다.

    이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우리가 직접 현지로 가서 기록을 하고 여론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저희 요원들이 현장으로 파견돼 조사를 벌이는데 여비가 보통 드는 게 아닙니다.

    저희가 펴낸 '북한 해외 노동자 현황과 인권 실태'라는 책에 자세히 기술돼 있는데요. 잠시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북한은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해서 최대한 많은 금액의 달러를 확보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해외 파견 노동자들을, 상대적으로 일자리 확보가 용이하고 급여 수준이 높은, 위험하고 힘들고 어려운 업종에 집중적으로 파견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의 대부분을 북한 당국이 수령하고 북한으로 송금해 실제 노동자들이 지급받는 급여는 월 수십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해외 노동자들을 이용해 북한 당국이 외화를 획득하고 있지만 송출된 북한 노동자들은 최저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노동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 당국은 이들이 외부 세계를 자유롭게 접하고, 외부 세계의 정보를 북한 내부로 유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력한 통제와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은 대부분 현지 주민들과 격리되거나 분리된 생활 환경에서 통제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 가족과의 상호 교류가 엄격히 제한되고, 북한 귀환 이후에도 북한 당국의 감시 하에서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북한의 해외 파견노동자들은 정부 수립 초기, 소련에 파견된 광부 벌목공, 건설노동자, 어부 등 단순 직종 중심이었으나 경제 사정이 악화되고 외회벌이의 필요성이 강화되면서 의사, 태권도, 무술 전문가, 미술가, 조각가, IT 전문가, 식당 종업원 등으로 확장됐으며 군사 전문가나 음악단 등도 외회벌이 목적으로 파견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를 보게 되면, 일하다 죽은 사람이 발생할 경우 철판으로 용접을 해서 사람 시체를 넣고 물이 새지 않도록 밀봉한 뒤 기차로 보내 버립니다. 임업지에서 사람이 죽으면 보통 이렇게 처리를 한다고 합니다.

    영하 30~40도 인데 작업복 한 벌만 갖고 일이 되겠습니까? 나뭇가지 같은데 걸리면 쉽게 찢어지는데 남이 버린 옷을 갖다 입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천을 가져다가 덮기워서 입기도 하고요.

    또 세탁할 겨를도 없지요. 동복에 기름이 찌들어서 손가락으로 긁으면 기름때가 묻어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20세기 원시인들을 보려면 러시아 아무르주 북한 노동자 숙소로 들어오라고 하는 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벌목 사업소에 의사는 한 명 있는데 약값이 아까워 아파도 마음대로 앓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입원비가 드니까 다쳐서 입국하는 경우도 많고요. 



  • - 말씀하신 김에 그동안 인권 백서를 통해 수집하신 자료 중에 북한의 참혹한 실상을 대변하는 사례 몇 가지만 더 들어주시죠.

    ▲영아 살해 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현재까지 61건이 보고 됐어요. 집결소에서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임산부들을 강제 낙태 시키거나, 유도 분만을 시킵니다. 그리고 출산 이후 살아 있는 신생아들을 의도적으로 방치해 사망케 하고 고의로 살해한 사건들이 다수 보고됐습니다.

    길주에 사는 한 여성이 집결소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보위부원이 아이가 태어나자마나 엎어서 죽였습니다. 그날 저녁 5시에 인원 점검차 다 모였는데 이 여성은 해산을 하느라 나오지 못한 겁니다. 그랬더니 당장 끌어내라고 해서 이 여성은 아랫도리가 다 벗겨진 상태에서 끌려나왔습니다.

    하혈을 하는데, 피가 줄줄 흘러나오면서 걸을 때마다 피도장을 찍었다고 합니다. 세워놓으면 쓰러지고 중국 종자를 받아왔다며 구둣발로 차고, 결국 그 여성은 이틀 후에 숨졌습니다.

    2007년 함경북도 출신 여자가 중국에서 임신을 한 상태로 신의주시 보위부에 붙잡혀 왔습니다. 이 여자를 신의주시 안전부 병원에 데려가서 강제 낙태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막상 태어난 아이가 살아 있었어요. 그 핏덩어리 아기가 2시간 정도 우니까 보위부원이 아기를 식당 바닥에 내려놨습니다.

    거기에는 크기가 고양이 만한 쥐들이 있고 아주 더러웠습니다. 그 더럽고 차가운 바닥에 아이를 내려놓으니 쥐들이 피 냄새를 맡고 와서는 갓난 아이의 눈을 파먹었습니다. 아기는 그 자리에서 바로 죽었죠.

    그 아이 시체를 보위부원이 비닐에 싸더니 태아에게서 약을 뽑는데 쓴다면서 병원에 줘버렸습니다. 아기 엄마는 출혈이 심해서 업고 나아갸 했죠. 그런데 병원에서 간단히 치료만 하고 다시 구류장으로 왔습니다.



    인터뷰이 = 이재춘 북한인권센터 이사장

    인터뷰어 = 인보길 뉴데일리 회장

    정리 = 조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