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UXOR 문명의 보고(寶庫) 천년 왕도 룩소르

    황금이 넘치고 100개의 문이 있는 왕도 - 테베

    옛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Homeros: B.C.800~750>는 그의 대서사시 『일리아드Iliad 』에서
    테베(지금의 룩소르)를 가리켜 「황금이 산처럼 쌓여있고 백 개의 문이 있는 호화찬란한 고도 테베」
    라고 읊었다. 약 1천년 동안 중왕국과 신왕국의 왕도였던 룩소르는 고대 이집트의 정치·경제·종교·문화의 중심지였다.
    룩소르는 나일 강을 사이에 두고 동안과 서안에 고대 이집트의 유적들이 나뉘어 있다.
    아크로폴리스라고 불린 나일 강 동안에는 신전 유적들이 있고, 네크로폴리스라고 불린 서안에는 장제전과 암
    굴무덤 유적들이 있다. 이처럼 룩소르는 고대 이집트 문명 유산의 최대·최고의 보고로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거대한 노천 박물관이다.

    1979년, 유네스코는 룩소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 아멘 대신전의 거대한 기둥들 (카르나크 신전내- 룩소르 동안)
    ▲ 아멘 대신전의 거대한 기둥들 (카르나크 신전내- 룩소르 동안)

    카이로에서 남으로 670㎞에 자리한 룩소르는 차로 가기에는 너무 멀고 도로사정이 나쁘다.
    카이로에서 룩소르까지 크루즈가 다녔다.
    1971년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총격 테러 사건으로 62명이 사망한 이후로는 다니지 않아 기차나 비행기로 갈 수밖에 없다. 비행기로는 카이로에서 1시간 걸린다. 기차는 카이로에서 룩소르까지 약 100년의 역사를 가진 야간침대차가 다니고 있으며 약 12시간 걸린다. 기차는 나일 강을 끼고 달리기 때문에 나일 강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다. 한번 타볼만하다. 그러나 짧은 여정에 시간을 절약하려면 역시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이로처럼 룩소르도 사막 가운데 나일 강을 끼고 발달한 사막도시이다. 인구가 38만 남짓하며 이집트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이다. 일 년 내내 비가 오지 않으며 나일 강 유역의 좁은 농경지대를 제외하고는 그 일대 전체가 불모의 사막지대이다.
    그런 룩소르이지만, 눈부신 햇빛, 쪽빛 하늘, 타는 듯한 붉은 모래 언덕, 비옥한 검은 땅, 푸름으로 덮인 녹지대 그리고 짙푸른 나일 강이 오색 무지개처럼 한데 어우러져 있어 자못 수려하다. 어느 후기 인상파 화가의 파스텔 톤의 그림 같다. 룩소르에서만 볼 수 있는 사막과 나일이 조화를 이루며 자아낸 아름다운 정경이다.

    와세트·테베·룩소르(Waset·Thebes·Luxor)

    룩소르의 왕조시대의 이름은 와세트Waset였다. 그 뒤 그레코·로만시대에 테베Thebes, 이슬람시대에 룩소르Luxor로 바뀌었다. 와세트는 고대 이집트어로 「많은 신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지명만으로도 이곳이 고대 이집트의 종교 중심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곳에 국가 최고신 아멘Amen, 그의 아내 무트Mut 여신과 아들 콘스Khons 신, 이른바 테베의 세 신Theban triad을 모신 카르나크 대신전이 있다. 그밖에 룩소르 신전을 비롯하여 창조 여신 네이트Neith, 출산의 여신 네크베트Nekhbet, 하늘의 신 호루스Horus, 전갈의 신 세르케트Serket 따위의 많은 신들을 모신 20여 개의 신전들이 있었다. 이처럼 룩소르의 나일 강 동안은 그 전체가 신전 복합체를 이루었다.
    무트/ 하늘의 여신, 모든 신들의 어머니. 아멘 신의 아내.

    콘스/ 달의 신,아멘 신의 아들.새 머리에 달을 이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
    네이트/ 창조의 여신. 악어의 신. 소베크의 어머니.하 이집트의 붉은 관을 쓰고 화살이 달린 방패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
    네크베트/ 독수리의 여신. 상 이집트의 수호 여신.상 이집트의 하얀 관을 쓰고 날개를 파라오의 위에 펼친 모습으로 표현.
    세르케트/ 전갈의 신. 투탕카멘의 내장을 담은 궤를 지키는 4명의 여신 중 하나. 전갈의 머리를 가진 여자 모습으로 표현.
  • 투탕카멘과 왕비 네페르티티 상 (아멘 대신전의 기둥홀 앞).
    ▲ 투탕카멘과 왕비 네페르티티 상 (아멘 대신전의 기둥홀 앞).
    테베는 그리스인들이 그리스 중부에 있는 옛 도시 테바이Thebai와 비슷하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룩소르는 「성 혹은 왕궁」을 뜻하는 아랍어 「카스르Qasr」의 복수 「쿠수로」에서 유래되었다.

    카이로를 점령한 이슬람 군은 배로 나일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들은 덴데라를 지나 룩소르에 이르렀을 때 강변에 서 있는 여러 신전의 거대한 탑문들을 성문으로 착각했다. 이것이 연유가 되어 룩소르라고 부르게 되었다. 성서 구약에서는 헤브라이어로 「아멘 신의 도시」라는 뜻으로 노 아멘No Amen이라고 불렀다.

    룩소르가 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기원전 2040년 무렵이다.
    고왕국말에 분열된 이집트를 이곳 출신의 제11왕조 초대 파라오 멘투호테프 2세<Mentuhotep: B.C.2046~1995>가 재통일하여 중왕국을 열면서부터였다. 이때 왕도를 멤피스에서 테베로 옮겼다.
    기원전 18세기 초, 중왕국 끝 무렵에 파라오의 중앙집권체제가 다시 무너졌다. 이 혼란기를 틈타 이집트를 점령한 힉소스Hyksos가 약 150년 동안 나일 강 하류일대를 지배했다. 고대 이집트가 최초로 이민족의 지배를 받았다. 테베의 귀족들이 중심이 되어 힉소스를 몰아내고 신왕국을 연 것은 기원전 1570년 무렵이었다.
    신왕국은 제18왕조부터 제20왕조까지 약 500년 동안 지속되었다.
    이때가 왕조시대의 최고 황금기로 고대 이집트는 군사대국을 이루었다. 제18왕조는 아멘호테프 4세의 종교개혁 후 국력이 쇠퇴해져서 파라오 투탕카멘과 호렘헤브<Horemheb: B.C.1321~1292>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기원전 1292년, 람세스 1세가 제19왕조를 열었다. 그 뒤를 이어 즉위한 세티 1세와 그의 아들 람세스 2세가 영토를 크게 확장하고 고대 이집트를 훌륭하게 다스려 전성기를 이루었다. 그러나 제20왕조를 끝으로 신왕국은 막을 내렸다.

    원래 아멘Amen은 지방 신이었으나 힉소스를 몰아내고 신왕국을 여는데 크게 도움을 줬다 해서 테베의 주신이 되었다. 그 뒤 아멘은 헬리오폴리스의 태양신 라와 결합하여 아멘-라Amen-Ra가 되면서 국가 최고신이 되었고 테베는 아멘-라의 성지로 종교의 중심지가 되었다. 「숨어 있는 자」라는 뜻을 가진 아멘은 사람의 몸에 숫양의 머리를 가진 모습이었다. 아멘-라가 되어 국가최고신이 된 후로는 한 쌍의 날개로 장식된 왕관을 쓴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기원전 13세기 후반, 왕도가 델타지대의 페르·라메수로 옮겨간 뒤에도 테베는 종교 중심지로 그 지위를 유지했다. 4세기 무렵,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의 국교로 공인되면서 테베의 신전들도 폐쇄되었다. 그 뒤로 테베는 급속히 쇠퇴해갔다.

    룩소르의 나일 강 동안에서 볼만한 곳으로 국가 최고신 아멘-라를 위해 세운 카르나크 대신전 유적, 그 부속 신전인 룩소르 신전 유적, 그리고 룩소르 박물관과 미라 박물관이 있다.
  • 거대한 기둥들 (룩소르 신전 둘째 마당).
    ▲ 거대한 기둥들 (룩소르 신전 둘째 마당).

    고대 이집트의 신전

    고대 이집트의 신전은 혼돈의 바다로부터 천지가 창조되는 창조신화를 나타내고 있다.
    신이 인간 세계로 내려오면 신전에서 신의 아들 파라오를 만났다. 신전에는 파라오와 신관만이 들어갈 수 있었고 일반 백성은 축제 때만 신전의 안마당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신전은 첫째 탑문 - 안마당 - 둘째 탑문 - 기둥 홀 - 성소가 일직선으로 배치되었다.

    동쪽을 향한 탑문Pylon은 고대 이집트어로 아케트Akhet곧 「지평선에서 솟아오르는 태양」이라는 히에로글리프의 문자를 본 딴 것이다. 탑문의 위가 하늘을 향해 열려 있다. 이것은 매일 아침 그 사이로 태양이 떠오를 때 탑문을 통해 태양신의 아들인 파라오가 나타나는 하늘의 문을 상징한 것이다.
    탑문 앞에 태양신에게 바친 기념비 오벨리스크와 그 신전을 만든 파라오의 거대한 석상이 서 있다.
    신전의 안마당Court은 둥근 기둥과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기둥은 습지에서 자라는 파피루스와 로터스를 상징하고 있으며. 바깥벽은 파라오의 치세 중의 공적, 안벽은 종교의식의 모습을 담은 돋새김으로 장식되어 있다.

    신전의 심장인 장대한 기둥 홀Hypostyle hall은 종교의식을 올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파피루스나 연꽃 모양의 기둥머리를 가진 큰 기둥으로 차있으며 천지가 창조될 때의 혼돈의 바다를 상징하고 있다.
    성소Sanctuary는 가장 성스러운 곳으로 매우 어두우며 창조의 신이 최초로 만든 원초의 언덕 벤벤을 상징하고 있다. 성소에는 그 신전에서 모시는 주신의 신상이 안치되었으며 신관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성지Sacred Lake는 천지가 창조되기 전의 원초의 바다를 상징하고 있다.

    <글-사진: 이 태원 /전 한진사장, 문화여행가>
    기파랑(02-763-8996) 펴냄 <이집트의 유혹>www.guipar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