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최경환 출당 의총 강행 가능성 열어둬… 洪-복당파 세력 규합해 '친박 청산' 나설 수도
  • 자유한국당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왼쪽)와 홍준표 당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왼쪽)와 홍준표 당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성태(3선·서울 강서구을) 자유한국당 의원이 원내사령탑을 차지하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12일 원내대표 경선을 열어 김성태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함진규 (재선·경기 시흥시갑)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뽑았다.

    경선 전부터 홍준표 당 대표에게 '야당'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 등 이른바 친홍(親洪) 라인에 이름을 올린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가 구현할 자유한국당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박 청산 고? 스톱?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의 취임과 동시에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청산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1차 복당파로, 친박 청산을 요구하다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복당한 역사가 있는 만큼 홍준표 대표의 친박 청산 의지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일부 친박 의원들은 경선 전부터 이를 의식해 '김성태가 되면 당에 피바람이 분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김성태 의원이 친박 청산을 밀어붙인다면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탈당 권고 징계를 받은 친박 좌장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을 논할 의원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현역 의원인 서·최 의원의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의원총회를 열어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출당할 수 있다. 

    그러나 정우택 현(現)원내대표는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거취 문제를 차기 원내지도부로 넘겼다. 

    한국당 의원들을 현역 의원의 거취를 동료 의원이 직접 정하는 것을 꺼리며 서·최 의원이 자진 탈당하길 바라는 분위기지만, 서·최 의원이 이를 계속 거부할 경우 의총 소집에 응할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김성태 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홍준표 대표는 이날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이 결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제 친박은 없다"고 못박았다. 계획대로 친박 청산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복당파인 홍문표 사무총장에 이어 김성태 의원이 원내지도부가 되며 복당파가 힘을 실을 활로가 열린 점도 주목할만하다. 현재 당내 복당파는 22명이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최경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돼 내년 지방 선거 전에 친박 색을 지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게 되면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가 의총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도 당선 기자간담회에서 서·최 의원 징계와 관련한 의총을 묻는 질문에 "더이상 당내 갈등과 분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내대표로서 역할을 다하겠다. 그러나 오늘 명확한 입장으로 정리하지는 않겠다"며 의총 소집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김 신임 원내대표가 정견 발표를 통해 당내 계파는 없다고 선언하고, 당내에서도 계파싸움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당장 '친박 청산'에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태 의원은 이날 정견 발표에서 "계파나 사당화가 우려되면 김성태가 나서서 깨버리겠다"고 약속했다. 


    ▶친박 계파는 역사 뒤안길로? 

    한편 친홍계인 김성태 의원이 1차 투표에서 당선돼 일단은 홍준표 체제에 힘이 실렸지만, 친박계가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순응하고 홍준표 체제를 밀어줄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친박은 사실상 마지막 계파전이라고 불렸던 원내대표 선거에서 승리하진 못했지만, 친박계 원내대표 주자로 나선 홍문종 의원이 35표를 받으며 여전히 잔존 세력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홍준표 대표가 친박을 '잔박' '고름' '암 덩어리' 등으로 비유해 자극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홍 대표 체제에 반기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친박계 의원은 지방 선거가 있는 내년 6월까지 홍준표 체제가 유지되겠느냐며 노골적인 불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