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성 대변인 “美고위 정객들의 망발 규탄” 미국 맹비난
  • 中국경과 맞닿은 양강도 삼지연군의 감자가루공장에 간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中국경과 맞닿은 양강도 삼지연군의 감자가루공장에 간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한미 공군이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 중이던 지난 6일, 美공군의 B-1B 전략 폭격기가 북한군 주요 시설을 타격하는 연습을 실시했다. 당시 김정은은 중국 국경과 맞닿은 양강도의 감자가루 공장을 ‘시찰’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미연합훈련이 무서워 국경 지대로 도망가 숨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의 ‘입’은 여전히 살아 있다. 지난 6일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北외무성 대변인의 인터뷰라며 미국을 맹비난하는 주장을 보도했다.

    北‘조선중앙통신’은 “北외무성 대변인, 美고위 정객들의 호전적인 反공화국 망발을 규탄”이라는 글을 통해 “전쟁은 기정 사실”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는 않지만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호기를 부렸다.

    北외무성 대변인은 허버트 R.맥마스터 美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린지 그레이엄 美상원의원의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 발언과 ‘주한미군 가족들의 철수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지적한 다음 “미국이 한반도에서 우리를 겨냥한, 사상 최대의 연합공중훈련을 강행하는 가운데 최근 美고위 정객들이 줄줄이 나서 호전적인 망발을 늘어놓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화약 냄새 풍기는 대결 망발들을 늘어놓는 것은 우리에게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에 대비하라는 신호로밖에 달리 해석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北외무성 대변인은 마이크 폼페오 美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향해서는 “우리의 심장인 최고 지도부까지 감히 걸고 들며 도발을 걸어온 것은 우리가 강경대응조치를 취하게 하고 그를 빌미로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도화선에 기어이 불을 붙이려는 미국의 간교한 흉심의 노출”이라고 비난했다.

    北외무성 대변인은 한미연합훈련과 美고위층들의 발언을 비난하면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기정사실화되고 이제 남은 것은 언제 전쟁이 터지는가 하는 시점 상의 문제”라면서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우리의 자제력을 오판하고 끝끝내 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핀다면, 우리는 다지고 다져온 무지막강한 핵무력으로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미국을 협박했다.

    北외무성 대변인은 또한 “美고위층의 발언이 한반도 긴장의 장본인, 세계 평화와 안정의 교란자가 누구인지 세계는 똑똑히 봐야 한다”며 “미국은 제가 지른 불에 타죽지 않으려거든 자중자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거듭 협박했다.

    北외무성 대변인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1월에는 한반도 주변에서 3개 항모 강습단이 한국, 일본과 연합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12월에는 230여 대의 한미 공군기가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자 잔뜩 겁먹은 모습을 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北선전매체가 보도한 김정은의 최근 행보를 보면, 양강도와 자강도 등 중국과 국경을 맞댄 지역에서 주로 ‘현지 시찰’을 하고 있다. 시찰하는 장소도 군부대가 아니라 식량이나 생필품 관련 공장들이다. 이는 김정은이 한미연합훈련 기간 동안 매일 숙소를 바꾸며 숨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