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여전히 평행선, 안개 낀 '429조 예산안'

공무원증원·일자리안정기금·법인세 양보 없어… '한국당 패싱' 시도에 첩첩산중

이상무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2.04 15: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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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 법정시한을 넘긴 가운데, 언제 처리될지도 전혀 기약할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야는 4일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이른바 △공무원 증원 규모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안정기금 △법인세 인상 등 이른바 3대 쟁점 사안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탓에 실제 본회의 개회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으로 예산 처리 데드라인을 넘긴 '불명예'를 초래한 여야는 예산안 미처리에 따른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는 모양새다. 여야는 공무원 증원 17만4000명,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3조 원, 법인세 3% 인상을 두고 여전히 충돌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무원 증원과 관련 "정확한 추계에 의한 게 아니라 공약 이행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인력의 재배치, 효율적·과학적 추계와 관리에 의한 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저임금도 세계에 유례가 없고 법적 근거나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예비타당성조사도 거치지 않고 정부가 일을 저질러 전혀 엉뚱한 예산 3조 원이 편성됐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같은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안정자금으로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근로장려세제(EITC) 적용 확대, 사회보험료 확대 등 간접 지원으로 전환, 꼭 필요한 어려운 환경의 근로자들에게 지원해 국민 세금의 누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안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맞서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예산은 오로지 국민을 위한 촘촘한 예산"이라며 "야당은 예산안 처리가 정부와 집권당의 요구가 아닌 국민의 요구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국민의당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예산안 처리 여부를 두고 서로의 의사를 타진하는 조찬회동을 가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긴급 비공식 접촉을 가짐에 따라, 여당인 민주당이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과 물밑 공조를 성사시켜 한국당을 따돌리고 예산 논의에 급물살을 타겠다는 속셈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그동안 호남 예산을 적극 충원하는 것을 비롯해 쟁점 해소 과정에서도 국민의당 입장을 반영하는 데 노력했고 자유한국당과는 입장이 극명하게 갈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양당이 50여분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회동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교섭단체 3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에 예정됐던 국회의장 주재 3당 원내대표 주례회동도 취소한채, 의원회관 우원식 원내대표실에서 예산안 협상을 이어갔다.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으면 당초 계획됐던 국회 본회의는 열리지 않는다.

연내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사태가 올 전망이다. 준예산은 예산안이 해를 넘겨도 국회 통과를 못했을 때, 지난해 수준에 준하는 최소 경비만으로 집행하는 예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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