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북한 소식통들 “노동당 간부부터 주민들까지 무감동”
  • ▲ "됐어!" '화성-15형' ICBM 발사를 보며 환호하는 김정은. 북한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고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은 김정은 뿐인 것으로 보인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됐어!" '화성-15형' ICBM 발사를 보며 환호하는 김정은. 북한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고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은 김정은 뿐인 것으로 보인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북한이 지난 29일 새벽 ‘화성-15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뒤 북한 내부 반응은 시큰둥한 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1월 30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은 ‘화성-15형’ 발사에 상당한 의미를 둔 듯 11월 28일 저녁부터 29일 새벽까지 ‘비준 간부(고위층 간부)’인 노동당 도당 위원장, 각 도의 인민위원장, 도 보위국장들에게 대기하라고 지시했고, 29일 오전 6시에 ‘화성-15형’ 발사 성공 소식을 통지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당초 대기태세 발령은 고위층에 한정됐지만 사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 노동당 중앙당의 고위층 간부들과 그 아래 간부들까지 모두 퇴근을 않고 사무실에서 대기했다”면서 “이때 대기태세 발령의 이유를 몰랐던 당 간부들은 여기저기 모여 한담을 나누었지만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화성-15형 발사 성공 소식은 29일 오전 6시 30분 도 인민위원장이 전했고 도당 위원장은 보이지 않았다”면서 “대기하던 간부들은 이 소식을 듣고 환호하거나 기뻐하기 보다는 뭔가 어정쩡한 표정들이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중대 발표를 집단 청취하라는 지시가 29일 오전 10시(평양 시간) 도당에서 각 기관 초급당 비서들에게 전달됐다”면서 “중대 방송이라기에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시험일 것으로 짐작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다들 이미 짐작했던 것이어서 그런지 중대 발표를 들으며 누구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실제 미사일 발사 장면은 보이지 않고 말로만 소식을 전해서 감정표현이 애매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하지만 중대 발표가 끝난 뒤에 바깥으로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데, 노동당 간부들은 그렇지 않아도 중국의 제재로 상황이 매우 어려운데 앞으로 제재가 더 심해질 것을 우려했다”면서 “일반 주민들은 벌써부터 ‘미사일 발사 성공 축하 행사’에 끌려 다닐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임의의 시각에, 지구상 어디든 타격할 무력을 갖췄다는 말은 김정일 때부터 지겹게 들었다”면서 “이제는 아무리 미사일을 쏘아도 감동할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북한의 ‘화성-15형’ ICBM 발사와 관련해 국내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체제 내부결속과 지도력 과시를 위해 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보면, 김정은이 아무리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해도 생활고 해결에는 직접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아는 주민들의 마음은 점점 더 멀어지는 중으로 추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