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 회동 퇴장한 與에 野 강력 반발… '퍼주기' 예산 논란 격화
  • ▲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부터).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부터).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새해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치열한 막판 협상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30일 여야는 기존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2+2+2' 회동에 원내대표까지 투입하기로 했다. 협상테이블의 격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회동 전부터 양 측에 신경전이 오고 가, 남은 이틀 내에 쟁점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고 최종 합의를 이루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은 야당과 예산안 타협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어제 '2+2+2 협상'에서 여당 정책위의장이 협상 도중 회의장에서 무단 퇴장하는 사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와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겠다는 약속 없이는 협상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여당의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 행태에 야당은 끌려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여야 정책위의장-수석들이 만난 '2+2+2' 회동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공무원 증원 관련 예산 등 쟁점 예산과 관련한 신경전 끝에 퇴장한 것에 대해 강력 반발한 발언이다.

    한국당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정부여당의 일방적인 태도로 내년도 예산안 협의가 전혀 진척되지 못하고 있고 법정 시한도 물리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야당이 뛰쳐나가는 것을 붙잡아야 하는 사람이 본인이 뛰쳐나가면 협의가 되겠나 싶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야당이 적극적으로 임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부터 예산안 처리시까지 원내대표실에 민생시계를 작동한다"며 "서민과 민생을 살릴 시간이 62시간57분 남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법정 처리 기한 처리가 무산된다면 국회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을 정한, 국회 선진화법을 또다시 어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국회는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고, 국민께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지금까지 법정시한만 기다리며 협상 테이블에 내용 없이 왔다 가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법정시한은 무대책·무책임한 정부 여당 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야권은 정부의 공무원 증원과 일자리 안정 자금 등 예산안이 '퍼주기' 예산이라며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여당은 원안대로 처리하자며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공조 체제를 구축하며 예산안을 부결시킬 수도 있다는 강수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과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고, SOC 예산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아동수당, 기초연금, 건강보험 재정 등에 관해서도 견해차가 있어 예산안 법정 시한 내 처리가 힘들 전망인 가운데, 여야는 막판까지 물밑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당초 쟁점으로 부각됐던 남북협력기금 예산은 북한 미사일 도발의 영향으로 감액 합의를 이뤘다. 여야는 전날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보류안건심사 소위원회(이하 소소위)를 열어, 내년 남북경협기금 예산 1조462억원 중 820억원을 감액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