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惡法 강행 시 국회 가만두지 않을 것" 길거리 농성… 교통대란 야기
  •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노총 긴급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노총 긴급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개악(改惡)'으로 규정하면서 자신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국회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지난 23일 단계적 근로시간 단계단축과 휴일근로 중복할증 등 잠정 합의안 결의를 시도했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반발에 가로막혀 결렬됐다.

    최종진 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긴급 결의대회에서 "노동시간 단축이 아니라 연장이고 노동법 개정이 아니라 노동 악법이기 때문에 국회를 그냥 둘 수 없다"며 "2021년 6월까지 4년 6개월 간 유예하겠다는 것은 연장수당도 주지 않고 착취하겠다는 깡패 같은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비난의 화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합의한 환노위 간사들, 특히 친문(親文) 진영의 핵심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위원장에 쏠렸다.

    최종진 직무대행은 "노동개악에 앞장서고 있는 자가 누구인가? 집권당의 핵심이자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인 홍영표 위원장에 대한 배신감에 분노를 감당할 수 없다"며 "노동악법을 폐기하고 특수고용자 노동3권 보장하라는 국민의 요구 외면하면 문재인 정부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노총 긴급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노총 긴급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박해철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고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가 죽은지 47년이 지났다. 2017년 오늘 여전히 전체 노동자의 40%가 넘는 노동자가 월 300시간 장시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려고 작년 추운 겨울에... (촛불을 들었나) 문재인 대통령이 더이상 장시간 과로가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 59조 특례조항을 폐기해야 한다. 81만명의 일자리 만든다고 골머리 썩을 게 아니라, 59조가 폐기되면 그 다섯 배의 일자리가 생긴다. 59조가 폐기되지 않는 한 노동존중사회는 없다."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주간 연장근로시간은 최대 12시간을 넘길 수 없지만 이 법에 적시된 운수업·금융보험업·통신업 등 특정 업종의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가 서면 합의하면 주 12시간을 초과근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종화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위원장은 "국회가 개판이 되다보니 집회도 이렇게 되는 것 같다"며 "이제는 우리 민노총이 국회를 상대로 정부를 상대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변했다.

    이종화 위원장은 "우리 건설노동자 힘으로 요구조건을 국회에 들이밀어 통과시키는 것이, 우리 노동운동에서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도권에 부탁해서가 아니라 우리 힘으로 우리 요구를 관철하는 승리를 하고 싶다"고 했다.

     

  •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노총 긴급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노총 긴급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1시간에 걸친 집회가 끝난 뒤인 오후 2시 30분, 곧바로 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의 '건설근로자법 개정 등 노동자 처우 개선 요구 집회'가 시작됐다.

    건설노조 집회에는 경찰 추산 1만2,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국회 앞에서 경찰력에 가로막힌 민노총은 "청와대로 가겠다"며 오후 4시 45분쯤 마포대교 방향으로 이동했지만, 이마저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가로막혔다.

    이에 민노총 노조원 9,000여명은 오후 5시쯤 마포대교 남단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했고, 경찰은 50분가량 왕복 10차선을 모두 통제했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극심한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민노총 측의 도로 점거로 여의도 일대가 극심한 정체를 빚자 거세게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