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중국인 소식통 “현재 북한 담배공장 100여 개…대부분 정상가동”
  • 김정은의 '흡연습관'은 최악이다. 사진은 평양 대성산 종합병원 시찰 중 병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김정은의 '흡연습관'은 최악이다. 사진은 평양 대성산 종합병원 시찰 중 병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갈수록 전력 및 원자재 공급이 어려워지는 북한에서 제대로 가동되는 공장이 있다고 한다. 바로 담배공장이다. 혹시 김정은이 애연가라서 그런 걸까.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일부 군수공장을 제외하고 제대로 가동되는 공장이 별로 없는 북한에서 담배공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지난 15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인 소식통은 “북한에서 가장 잘 가동되는 공장은 담배공장뿐”이라며 “현재 북한에는 100여 개의 크고 작은 담배공장들이 있는데 대부분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이 가동 중인 담배공장들은 중국과의 합작 공장이거나 북한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제조 원료는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이 만드는 담배는 해외에 수출해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짝퉁 양담배’가 대부분”이라며 “주로 홍콩, 마카오, 동남아 국가에 ‘짝퉁 양담배’를 밀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에서 만드는 담배가 아무리 고급이라고 해도 원가는 한 갑에 3위안(한화 약 500원)을 넘지 않는다”며 “북한 주민들이 일반적으로 소비하는 담배 원가는 그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중국 소식통은 “북한 담배 가운데 가장 고급으로 알려진 ‘7.27’ 담배는 이제 최고급 담배가 아니다”라며 “최근에는 ‘건설’이라는 담배가 최고급이 됐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내수용으로 판매하는 담배 가운데 ‘7.27’과 ‘건설’ 모두 일반 주민들은 접할 수가 없는 ‘간부용’인데, ‘7.27’은 북한군과 노동당 중급 이하 간부들, ‘건설’은 북한 고위 간부들에게만 특별 공급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7.27’과 ‘건설’ 모두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데, ‘7.27’은 한 보루 당 40위안(한화 약 6,700원), ‘건설’은 한 보루에 70위안(한화 약 1만 1,70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이 담배들은 중국으로 대량 밀수돼 북한 장마당보다 싼 값에 팔리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헐값인 북한 담배가격에도 여전히 거품이 많이 끼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 새로 개통한 평양 지하철에서 담배를 피우는 김정은. 중국인들마저 싫어할 만 하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새로 개통한 평양 지하철에서 담배를 피우는 김정은. 중국인들마저 싫어할 만 하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소식통은 “북한 담배는 제조원가도 싸고 품질도 그리 나쁘지 않아 잘 팔리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담배 제조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담배 판매와 수출로 얻은 수익은 김정은 통치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의 말대로 북한에서 군수공장 외에 유일하게 정상 가동되는 게 담배공장밖에 없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김정은 때문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피할 수 있는 상품이 담배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15년 전부터 ‘말보로’나 ‘던힐’과 같은 유명 담배 브랜드를 위조 생산해 전 세계로 판매하고 있다. 여기서 벌어들이는 연간 수익이 1억 달러가 넘는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2016년 3월 이후 지금까지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이나 미국, 일본, EU 등의 독자 대북제재에는 북한 담배의 수출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