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국제사회 대북제재에도 끄떡없다는 점 자랑하려”
  • KBS가 2014년 7월 촬영한 北혜산시의 일반 주택들. ⓒKBS 압록강변 빈부격차 보도 화면캡쳐.
    ▲ KBS가 2014년 7월 촬영한 北혜산시의 일반 주택들. ⓒKBS 압록강변 빈부격차 보도 화면캡쳐.


    김정은과 그 측근들의 ‘지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보도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6일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끄떡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민가 지붕을 현대적으로 꾸미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실제 위성사진을 보면, 최근 몇 년 사이에 북한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낡은 지붕들이 현대적으로 바뀐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에서 유엔의 대북제재에 맞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붕 현대화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세계가 위성사진을 보고 깜짝 놀랄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지붕 개조를 완성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민가 지붕 개조 지시는) 지난 10월 14일 노동당 간부 강연회를 통해 전달됐다”면서 “공장과 기업소, 가정들에게 자체적으로 지붕 현대화에 나서, 적들(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효력이 없다는 것을 빠른 시일 내에 보여주라는 것이 노동당 중앙의 지시”라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당장 월동준비도 바쁜데 동사무소와 인민위원회에서는 지붕을 교체하라고 난리”라면서 “힘 있는 가정들은 지붕교체를 이미 끝냈지만 힘 없는 가정들은 지붕을 교체할 엄두도 못내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의 지시에 따라 자비로 지붕을 교체하려면, 철제 공장에 1㎡ 크기 기와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면 15위안(한화 약 2,500원)이 들고, 장마당에서 구입하려면 40위안(한화 약 6,800원)을 줘야 하는 실정인데, 30평 크기의 철제 기와가 필요한 일반 단층집의 경우에는 1,200위안(한화 약 20만 3,600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정도 금액은 북한에서 4인 가구가 5개월 동안 먹고 살수 있는 돈이라고.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지붕 바꾸라”는 노동당의 지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이 공공 건물과 가정집 지붕 현대화를 독촉하기 시작한 것은, 김정은이 집권한 2012년 7월부터”라면서 “당시 김정은은 ‘적들의 인공위성이 우리 지붕을 찍어 사회주의 제도를 헐뜯는데 악용한다’는 이유로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김정은은 2013년 5월에는 새 지붕을 기업소와 가정들이 알아서 만들어 씌우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각 도 소재지에는 빈 드럼통으로 철판 기와를 만드는 공장이 생기고, 중국산 철판 기와도 대량 수입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이처럼 5년 동안 ‘지붕 현대화’를 지시했음에도, 북한 가정집 지붕 가운데 새로 씌운 곳은 전체의 30%에 불과하다는 것이 ‘자유아시아방송’의 설명이었다.

    "대북 제재가 소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체제 선전방안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실생활과는 거리가 먼 '지붕 뜯어 고치기'라는 것은 김정은과 그 주변 측근들이 머리 쓰기를 싫어하거나 혹은 쓸 머리가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