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브라더가 감시하는 세상, 10월 20일~11월 19일 명동예술극장
  • 조지 오웰의 명작 '1984'를 무대에서 만난다.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은 20세기를 가장 잘 정의한 소설 '1984'를 연극으로 10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조지 오웰의 마지막 작품 '1984'는 1949년 발표한 근미래 소설이다. 가상의 초대국가 오세아니아의 런던을 무대로, 독재의 화신인 '빅브라더'의 감시 하에 모든 것이 통제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음울하고도 생생하게 담아냈다. 

    당에 의심을 품게 된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를 중심으로, 전체주의 체제에 반기를 든 개인의 심리와 그 최후를 냉철하게 그렸다.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에 대한 비판과 경고는 마치 예언이라도 한 것처럼 오늘날 더욱 통렬하게 다가온다. 

    올해 초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인파 집계에 대한 정부의 '대안적 사실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도서 판매량이 9천 퍼센트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 2013년 초연 후 영국, 미국, 호주 등지에서 공연되고 있는 영국의 차세대 극작가 겸 연출가 로버트 아이크와 던컨 맥밀런의 각색본을 바탕으로, 매 작품마다 강렬한 미장센을 펼쳐온 연출가 한태숙이 참여한다. 극작가 고연옥이 윤색을 맡았다.

    2014년 올리비에 연극상 희곡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이 작품은 원작의 '부록' 부분을 '북클럽에 모인 사람들의 토론'으로 치환해 묵중한 주제의식을 다양한 시점을 넘나드는 독특한 전개로 풀어냈다.

    한태숙 연출은 "윈스턴의 사실과 허상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영국 공연에서는 사실적인 무대에 관객들이 나가거나 토하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는 조금 더 추상화해 진실과 모순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빅브라더와 당의 통제에 저항하는 주인공 '윈스턴' 역에는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배우 이승헌이, 윈스턴을 형제단으로 이끄는 내부당원 '오브라이언' 역은 이문수가 출연해 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이중사고'의 세계를 보여준다.

    관람료 2만~5만원. 문의 1644-2003.

  • [사진=국립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