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학생을 사회주의 신봉자 만드나" 박원순 "사회적경제 따라가는 추세"
  • ▲ 17일 서울시 국정감사 현장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7일 서울시 국정감사 현장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반(反)기업 정서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논란에 휩싸인 '사회적경제 교과서'를 두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7일 서울시청 회의실에서 서울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 현장에서 야당 측은 서울시 내 학교에 배포된 사회적경제 교과서를 두고 이념 편향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시가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일선 초중고교에 발간한 사회적경제 교과서가 박원순 시장과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이념을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제원 의원은 해당 교과서에 담긴 삽화 내용을 문제 삼았다.

    교과서에는 '한정된 자원인 고등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두고 두 가지 방식이 각각 비교되는 장면이 담겨 있다.

     

  • ▲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제작한 '사회적경제 교과서' 일부 내용.ⓒ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실.
    ▲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제작한 '사회적경제 교과서' 일부 내용.ⓒ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실.

     

    첫째는 본인의 능력에 맞게 경쟁적으로 고등어를 포획하는 시장경제체제를 불편한 시선으로 알리고 있다. 둘째는 사회가 합의해 제한적으로 고등어를 남획, 개체를 보존하는 방식을 소개하며 사회적경제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이를 두고 "자유시장경제를 피도 눈물도 없는 악으로 표시한 반면, 사회적 경제를 주장하는 인물은 선한 얼굴로 표현하는 등 상당히 편향적으로 그려냈다"며 "대한민국 자유시장 경제주의의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은) 왜 학생들을 사회주의 신봉자로 만들려고 하는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토록 집요하고 교묘하게 사회적 이념을 주입하려는 박원순 시장과 조희연 교육감에게 섬뜩함을 느낀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의 강한 문제 제기에 박원순 시장은 "사회적경제가 나쁜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헌법이 자유시장경제를 전제로 하고 있긴 하지만 그는 한계가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사회적경제의 필요성을 따라가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장제원 의원은 "그렇다면 왜 사회적경제 사회적 기업의 허상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느냐"며 "장단점을 같이 써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특히 장 의원은 해당 교과서를 출판계·학계가 아닌 지자체와 교육청이 직접 나서서 제작했다는 사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가 역사관을 침해한다고 그토록 반대하시던 분이, 관(官)차원에서 나서 시장경제에 대한 가치관도 정립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편향적 교육을 일삼는 것은 되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이것은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강탈하는 것이니 제발 그만둬야 한다"며 격분한 목소리로 재차 당부했다.

    박원순 시장은 계속되는 장 의원의 비판에 "남경필 경기지사 역시 이 부분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바른정당 소속으로 사실상 우파성향이 짙은 지자체장이 사회적경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념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으로 해석된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적경제 기본법은 옛 새누리당에서 먼저 추진해 의원 67명이 공동 발의했다"며 "사회적경제는 이념적이거나 사회주의적인 것이 아니다"고 거들었다.

    '사회적경제 교과서'란 지난해 2학기부터 서울 관내 초중교에 배포된 서울시·서울시교육청 공동 개발 인정교과서다.

    돈보다는 사람을 우선하는 경제 교육을 실시한다는 차원에서 개발이 진행됐다. 현재 서울지역 초등학교 928개교, 중학교 117개교, 고등학교 136개교에서 선택과목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