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 본부 "향후 2주가 중요"… 민주당 지원사격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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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4일 민노총 산하 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방송파업 출정식을 가지는 모습.ⓒ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지난달 4일 민노총 산하 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방송파업 출정식을 가지는 모습.ⓒ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비교적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방송 총파업이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재정비 태세를 갖추는 모습이다.

    민노총 산하 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KBS 본부는 10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내에서 연휴 이후 첫 집회를 열었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이날 총파업 37일차를 맞아 "오늘부터 13일까지 3일 간을 '파업 재장전' 시기로 삼겠다"고 했다.

    특히 성재호 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향후 1~2주가 매우 중요한 시기이고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언론노조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를 종용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일이 급하다고 잠시 사무실을 다녀오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고대영 KBS 사장이 (언론노조)의 그런 방심 덕분에 버티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언론노조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날짜는 방송파업 논란이 도마에 오르는 국회 국정감사 시기와 정확히 맞물린다.

    국회 과학방송통신기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13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예고하고 있다.

    방통위 국정감사에서는 민노총 언론노조 주도의 방송파업과 문재인 정부의 정치사찰 의혹, 통신비 인하 등을 둘러싼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방송파업의 경우 지난달 4일 언론노조 KBS·MBC 본부가 프로그램 제작 거부를 선언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후 점차 장기화(38일째)되면서 사회적 혼란을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방송 경영진들이 퇴진해 방송 정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며 언론노조와 보폭을 맞추는 모양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정부 코드 인사를 위한 관제데모"라며 이번 방송파업의 부당성을 줄곧 지적해 왔다. 결국 여야 간 충돌은 예상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노총 언론노조가 의도적으로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더불어민주당을 측면 지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도 쏟아진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언론장악 문건과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행보는 이번 총파업이 정권 공동기획 관제파업이었다는 것을 의심케하기에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방송장악 문건'이 지난달 언론을 통해 폭로된 후 여당과 언론노조의 유착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해당 문건에 '방송사 구성원 중심의 사장 퇴진 운동 전개', '야당 측 이사진 퇴출', '방통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 '노조를 앞세워 경영진 퇴출' 등의 구체적 방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실무진들이 만든 비공식 문건"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내놨고, 언론노조 측은 문건과 관련한 어떤 입장도 발표하지 않았다.  

    야권은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왜 그동안 우리가 KBS·MBC 양대노조 조합원과 방통위를 향해 홍위병적 작태라고 비판해 왔겠나"며 "실제로 언론노조 총파업 행동양식이 민주당 문건과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나"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언론노조는 '국정원이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동원해 관제데모를 지시했다' 등의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는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지금 (언론노조가) 관제데모에 동원되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언론노조 MBC본부와 SBS본부도 11일부터 파업 투쟁에 다시 본격 돌입한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경영진 퇴진 및 방문진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언론노조 SBS 본부 역시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파업 투쟁에 동참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