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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강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

양비론도 사실은 온당하지 않다. 한반도 전쟁 위기는 북한의 의도된 속임수 전략이 조성해 놓은 사태다.

류근일 칼럼 | 최종편집 2017.10.10 10: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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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전쟁을 이야기할 때 한국인들은 몸 서리쳐진다(While the U.S. talks of war, South Koreans shudder” 한국인 작가 한강이 미국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 제목이다. 거두절미 하고 딱 이 제목만 봐가지고는 이 좋은 시절에 전쟁을 마치 미국이 앞장 서 호언하는 것처럼 들린다.

이 글의 필자가 좀 더 친절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김정은이 핵 위협을 하고, 이에 대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정 안 되면 군사적 옵션도 불사(不辭)하겠다고 하니까 한국인들은 이러다가 정말 전쟁나는 것 아니냐고 두려워하고 있다”는 식으로 제목을 부쳤어도 한결 중간적인 묘사라고 할 만했을 것이다.

내용을 읽어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의 말 폭탄과 관련해 “당신들 두 사람 왜 자꾸 전쟁, 전쟁 떠들어? 당신들의 말싸움 때문에 한국인들 어디 간 타들어가 살겠어?”라고 그 흔한 양비론이라도 폈으면 그래도 아주 조금은 나았으련만, 작가 한강의 불편한 심기는 양비론도 아닌, 주로 미국 쪽을 향해 표출되고 있다.

양비론도 사실은 온당하지 않다. 오늘의 한반도 전쟁 위기는 김정일 이래의 북한이 겉으로는 비핵화 회담을 하는 체 하면서 뒤로는 핵-미사일을 개발해 온 그 의도된 속임수 전략이 조성해 놓은 사태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25년 동안 북의 꼼수에 꼬박 당한 셈이다. 당한 게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소련권과 세계 공산주의가 붕괴했을 당시 북한엔 두 개의 선택지가 있었다. 북한을 중국식-베트남 식으로 개혁-개방하는 ‘좋은 길’이 그 하나, 그리고 오늘처럼 사는 ‘나쁜 길’이 그 둘째의 길이다. 이 중 김정일-김정은은 두 번째, 나쁜 길을 택했다. 왜? 개혁-개방 하면 ‘김씨 사이비 종교 체제’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정일-김정은은 결국, 북한이란 체제의 보다 나은 상태, 또는 북한주민의 보다 나은 삶 대신, 자기네 일가의 ‘족벌 전체주의 영구독재’를 더 중요시하고 선호했다는 이야기다. 개혁-개방된 사회주의 북한, 주민이 지금보다는 한결 나은 삶을 영위할 사회주의 북한도 마다하고, 주민이야 굶어죽든 말든, 주민을 수용소에 가두고 학대해서라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핵무기를 개발해서라도, 김씨 절대왕정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게 쳐 죽일 X 아니면 뭔가? 이승만 대통령의 3선 개헌,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체제를 용납할 수 없어 민주화 투쟁을 한 기준에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북한을 남쪽 기준으로 설명해선 안 된다고? 사람 인권을 북한이라 해서 낮게 매겨선 안 된다.

김정은은 요컨대, 핵을 지렛대로 미국을 한국에서 손 떼게 만들고, 핵 없는 한국을 겁박해 전(全) 한반도를 적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걸 이젠 당의정(糖衣錠)도 입히지 않은 채 완전히,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런 정세를 앞에 두고 우리 한국-한국인들은 두 가지 선택밖엔 할 게 없다. 김정은에게 순응해 한-미동맹을 떠나 이른바 ‘민족공조’로 갈 것인가, 그래서 대한민국 안보장치의 무장을 해제하고 연방제를 거쳐 적화로 갈 것인가, 아니면 한-미 결속을 강화해 '이 만큼의 대한민국‘이라도 지켜나갈 것인가의 택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한 것은 한반도 핵 전쟁 위기는 김정일-김정은의 반(反)인륜적 전체주의 독재정권의 영구화 기도가 조직적으로 빚어낸 산물이지, 취임한지 불과 몇 달 안 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썩 세련되진 않은 수사학이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게 아니란 사실이다.

“미국이 전쟁을 이야기할 때...,”라니, 이보시오 한강 씨, 독재자 김정은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온갖 흉악한 전쟁 악담 다 하고 있어요. 그의 말을 듣자면 정말 몸 서리 쳐져요. 그러니 한(韓) 작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만큼 김정은에 대해서도 “평양이 불바다 이야기 할 때,..”란 제목으로 뭐라고 좀 말해 봐요. 47세면 우리 큰 애 내외 나이라 이 나이에 내가 한 작가한테 싸우듯 대할 수는 없어요. 부탁 조로 말하는 것이니, 잘 생각해보시길...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 /2017/10/9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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