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 국한되지 않은 도서관 보안설비 '감응재생제거기’
  • 지난 29일 A대학교 도서관. ○○학과 ○학년 김한별(가명)씨가 출입구를 지나자 '삐비빅' 소리가 울렸다. 이내 도서관 근무자가 다가왔고 김씨의 가방에서는 표지 없이 뜯어진 수십여 페이지의 종이가 발견됐다. 김씨는 도서 무단반출 및 훼손으로 사유서 작성과 180일의 도서관 출입금지 제재를 받았다.

    김씨가 출입구에서 적발된 이유는 '감응(感應)재생제거기'(이하 감응기) 때문이었다. 도서관 모든 책에는 표지와 내용물을 불문하고 '감응테이프'가 붙어 있다. 대출 시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을 경우, 출입구에서 감응테이프를 감지하고 경고음이 울리도록 설계돼 있다.

    도서관 모든 책 표지에는 해당 바코드와 일련번호가 부착돼 있다. 따라서 표지가 아닌 책 내용물에는 보안 장치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부 포함한다. 그런 사실을 몰랐던 김씨는 표지를 도서관에 둔 채 뜯은 내용물만 가지고 나오면 출입구에서 걸리지 않을 거라고 믿은 것이다.

    그렇다면 감응테이프는 어느 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을까. A대학교 도서관 관계자는 "감응테이프가 어느 페이지에 어느 범위로 들어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감응기를 모르는 학생들이 페이지를 뜯어가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귀띔했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도서관인 만큼 불미스러운 일도 다양하다. 관계자는 "학위논문을 작게 오려 지갑에 넣었다가 적발된 대학원생도 있었다"며 "꼭 감응기 때문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배려와 공동체 의식을 갖고 도서관을 이용하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