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두 번째 인터내셔널 음반 발매…22일부터 전국투어 시작
  •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비올리스트 이승원, 첼리스트 문웅휘.
    ▲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비올리스트 이승원, 첼리스트 문웅휘.
    "지난 10년은 끝없는 도전의 시간이자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했다. 앞으로는 힘든 시간 보다 여유를 가지고 즐겁게 활동했으면 좋겠다. 20년, 30년 후에도 현악4중주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 결성 1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실내악의 불모지를 개척한 노부스 콰르텟은 바이올니스트 김재영(32)과 김영욱(28), 비올리스트 이승원(27), 첼리스트 문웅휘(29) 이상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차세대 솔리스트 연주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2007년 9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자 국제 콩쿠르 입상자들로 실내악에 대한 사명감으로 결성했으며, 1바이올린과 2바이올린의 구분이 없다. 실험적이고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의미의 라틴어 '노부스'(Novus)처럼 항상 현재 진행형이다.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이자 맏형 김재영은 21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예인홀에서 진행된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10년을 되돌아 봤을 때 힘들고 서글펐던 시간도 있었지만 뿌듯하고 자부심이 있다. 여러 감정들이 교차된다"며 소감을 말했다.

    이어 김영욱은 "10주년 기념 연주라고 해서 다른 무대랑 달리 특별하게 연주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연주할 때는 늘 똑같은 마음이디. 다만 앞으로 20년, 30년까지 모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노부스 콰르텟은 다양한 콩쿠르 출전을 통해 실력을 입증했다. 한국인 최초로 오사카 국제 실내악 콩쿠르를 비롯해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 하이든 국제 실내악 콩쿠르 등 저명한 실내악 콩쿠르에서 순위입상을 했다. 

    2012년 세계 최고권위의 독일 ARD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했고, 2014년에는 한국 현악사중주단으로서는 최초로 제11회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우리나라 실내악의 새 역사를 썼다.

    이처럼 잘나가는 연주자들이만 소위 클래식은 부유한 집안의 자녀가 한다는 선입견을 깨고 항상 먹고 사는 문제를 고민한다. '실내악의 꽃'으로 불리는 현악4중주는 워낙 비인기 장르이다 보니 솔로 연주자들에 비해 후원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 김재영은 "그 어떤 후원도 없이 여기까지 온 클래식 아티스트는 저희가 유일한 것 같다. 초창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관심', 딱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연주회를 열어도 티켓 판매가 터무니 없을 정도였다. 콩쿠르 출전 비용을 위해 4명 모두 개인 레슨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문웅휘 또한 "2009년 리옹 콩쿠르 당시 심사위원들이 와서 '악기가 너무 좋지 않다'고 말하더라. 지금은 다행히 도움을 받아 좋은 악기를 대여해 쓰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려줘야 한다. 아직도 힘든 부분이 많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노부스 콰르텟은 최근 인터내셔널 음밤 '차이콥스키'를 발매했다. 2016년 5월 베베른, 베토벤, 윤이상으로 프로그래밍했던 데뷔 음반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번 앨범은 '차이콥스키'라는 타이틀로 차이콥스키의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가장 유명한 실내악 곡 현악사중주 1번과 현악육중주 '플로렌스의 추억'이 수록됐다. 

    현악사중주 1번은 아파르테의 수장인 니콜라 바르톨로메가 유튜브를 통해 노부스 콰르텟이 이 곡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발탁했다. '플로렌스의 추억' 연주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 첼리스트 오펠리 가이야르와 비올리스트 리즈 베르토가 참여했다.

    막내 이승원은 "처음에는 잘 모르는 연주자들과 녹음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이 됐다. 근데 막상 함께 작업하다 보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순탄하게 잘 마쳤다. 걱정과 달리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자평했다.

    노부스 콰르텟은 음반 발매에 이어 결성 10주년 기념 전국투어 '노부스 디케이드'를 8월 22일 서울 마포아트센터르 시작으로 창원, 대구, 천안, 전주, 부산, 성남 등 7개 도시에서 총 8회 공연을 펼친다. 

    서울공연은 오는 29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10주년 무대에서는 모차르트 현악사중주 19번 '불협화음'과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2번, 베토벤 현악사중주 14번을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김재영은 "10년 차라도 유럽 무대에서는 아직 '베이비 콰르텟'으로 불린다. 계속 성장하고 증명해야 한다"며 "10년이나 됐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롭고 추억에 젖는 것은 잠깐이며, 오히려 책임감이 더 막중해진 기분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더 좋은 음악, 더 좋은 현악사중주의 소리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사진=목프로덕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