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민노총, 자신들 이익 위해 정부 노동정책 폐기 요구”
  • 민주노총 총파업결의대회.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민주노총 총파업결의대회.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좌파가 싫어하는 원조 좌파’ 주대환(63) 前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이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냈다.

    그는 13일 ‘주간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 정부는 상위 10%의 기득권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며, “(진짜) 노동자들을 위하지도 않는 정부가 무슨 좌파 정부인가”라고 되물었다.

    주 전 의장은 "현 정부는 87년 체제가 낳은 기득권은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 ”선의(善意)와 환상으로부터 나온 정책들은 87년 체제를 손질해 영원히 유지하려는 보수적 성격을 띠고 있을 뿐“ 등의 표현을 빌려, 문재인 정부의 노동친화적 정책이 안고 있는 모순을 짚었다.

    특히 그는 “(진보)기득권을 건드리지 못하기 때문에 밑바닥 사람들이 더 죽어나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른바 ‘귀족노조’라는 비판에 귀를 닫고 있는 대기업 노조를 상대로 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87년 민주화 이후 노동조합이 잘 조직되면서 대기업 노동자는 자신들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엄청난 기득권을 쌓아왔다”고 평가했다.

    대기업 노조가 기득권층을 형성하면서, ‘노동(계급)은 기득권층과 하층(그룹)으로 이미 두 동강이 났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급여 차이가 현저하게 벌어지면서, 더 이상 이들을 같은 잣대로 바라봐선 안 된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철폐 시도에 대해서도 그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기득권을 가진 민주노총과 산별노조, 대기업 노조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가 이들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진짜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피해를 입을 것이고, 비정규직 문제도 전시효과를 낼 수 있는 공공기관 정도에서나 효과를 볼 것”이라고 봤다.

    주 전 의장은 작심한 듯 ‘민주노총’을 직접 언급하면서, 귀족노조의 구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깨려면 상층 노동자의 철밥통이 깨져야 하지만 민주노총은 이 정권을 자기들이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노동정책을 폐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원조 좌파’ 중 한명인 주대환 전 의장은 구 소련이 붕괴된 1992년, 마르크스레닌주의로부터 사회민주주의로 전향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의 좌파를 “후진국형 민족주의에 찌든 올드-레프트”라고 정의했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주 전 의장은, 민청학련 사건 등으로 4차례나 구속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2008년 종북·주사파 논쟁 당시 민노당을 떠났으며, 현재는 '죽산 조봉암 선생 기념사업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