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장병완·유성엽·황주홍 등 원내 반발 기류 심상찮아
  • ▲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오는 8·2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여건상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이지만, 당권주자와 원내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거세 '상처 뿐인 승리'가 되지 않을지 우려도 높다.

    안철수 전 대표는 3일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8·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 우리 국민의당이 어렵다"며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기득권 양당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고 다당제 유지에서 출마의 명분을 찾았다.

    아울러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게 현명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소중한 다당제 가치를 위해서 내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출마 결단까지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막상 출마를 결단한 이상 안철수 전 대표의 당대표 당선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는 당원투표 80%와 여론조사 2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원투표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한 지지가 압도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가 창당을 주도했으며, 이후 줄곧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중심이 돼서 당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직전 대선후보를 지냈던 안철수 전 대표가 지명도 등에서 가장 유리하기 때문에 1위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 4월 치러진 대선후보 지명대회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둔 바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당시 75.0%를 득표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18.1%,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6.9%를 득표했다.

    경쟁자였던 손학규 전 대표가 승복연설에서 "아니, 손학규에게도 표를 좀 주지, 20%도 안 된다는 게 무슨 말인가 이게"라고 농담을 던졌으며, 박주선 위원장도 "몇 %? 6.9%를 얻었다고 한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물론 당시와는 달리 지금의 안철수 전 대표에게는 대선에서 패배한데 따른 정치적 책임의 문제가 걸려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긴 하다.

    이는 안철수 전 대표의 전당대회 승세 자체를 뒤흔들만한 성격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원외지역위원장들은 대체로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호남 중진의원들이 포진해 있는 원내에서 반발 기류가 강하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와 장병완·유성엽·황주홍 의원 등 호남 중진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민의당은 생사의 기로에 서서 혁신으로 거듭나야 산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전 대표의 지금 출마는 정당정치에 있어 책임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며 "당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안철수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명시적으로 반대했다.

    비록 성명에 직접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이미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천정배 의원과 박지원 전 대표도 안철수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극력 반대하는 입장이다.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 초대 공동대표를 지냈던 천정배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번에는 나서지 말고 나를 밀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안철수 전 대표와 회동했던 정동영 의원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박지원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동교동계 원로들의 탈당 가능성이 있다"고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출마 결단이 이뤄진 이상 당선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상처 뿐인 승리로 전락할 우려가 엿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지난 대선 패배의 근본적 책임은 내게 있다"며 "한 분 한 분을 만나뵙고 소통하고 최대한 설득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와 같은 노력과 진정성이 얼마만큼 통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