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의원들에게도 참여 제안… 안철수와 교감시 파괴력 클 듯
  •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자유한국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과 함께 초당적 의원 모임 구성을 물밑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교감을 나누고 있는 김무성 의원, 정진석 전 원내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의 모습. 이 자리에서도 개헌에 관한 언급이 나왔는데, 오세훈 전 시장을 제외한 네 명은 4년 중임 대통령중심제 개헌 입장이던 오세훈 전 시장에게 입장 재고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자유한국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과 함께 초당적 의원 모임 구성을 물밑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교감을 나누고 있는 김무성 의원, 정진석 전 원내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의 모습. 이 자리에서도 개헌에 관한 언급이 나왔는데, 오세훈 전 시장을 제외한 네 명은 4년 중임 대통령중심제 개헌 입장이던 오세훈 전 시장에게 입장 재고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상당 기간 동안 정치적 암중모색의 시기를 보내온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개헌(改憲)정국 도래에 대비해 기지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무성 의원은 최근 소속 정당인 바른정당 의원들은 물론 자유한국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과 함께 초당적 의원 모임 구성을 물밑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의원의 모임에는 국민의당 의원들도 참여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 주변에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져, 지난 대선 때부터 서로 호감을 가지고 움직였던 김무성 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 사이에 일정한 교감이 형성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초당적 의원 모임은 정책연구로 포장돼 있지만, 올해 정기국회를 시작으로 내년 지방선거까지 정국의 최대 이슈가 될 '개헌'과 관련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알려진 면면부터 개헌파가 전면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JP)의 뜻을 계승해, 현재 원내 제(諸)세력 중 가장 강경하게 순수 의원내각제 개헌을 주장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김무성 의원 역시 개헌은 자신의 대표적인 정치브랜드 중의 하나다.

    지난 2014년 10월 방중(訪中) 중에 오스트리아식 개헌을 주장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지난 대선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봉대(奉戴)를 염두에 두고 신당 창당에 나선 것도 명분과 매개체는 개헌이었다.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 등 구 여권 내에서 개헌 방향에 관해 다른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도 꾸준히 설득해왔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소신으로 일관해온 정치투사인 셈이다.

    이처럼 개헌을 매개로 하는 초당적 의원 모임이 결성될 경우, 향후 정국에서 갖는 파괴력과 관련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현재 헌법학자·오피니언리더 계층·합리적 지식인 등과 국회의원들 사이에서의 중론은 이번에야말로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등 실질적 대의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선진 정치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권위주의 문화가 지배했던 압축적 고도성장시대의 땜질처방이었던 대통령중심제는 이제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구(舊) 친박계로 분류되고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자유한국당 김재원 전 원내수석부대표도 수긍한다.

    김재원 전 수석은 지난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점이나 현재의 정치구조·상황을 볼 때, 현행 대통령중심제를 그대로 이어가기에는 한계에 다다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며 "개헌에 적극 찬동하면서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밝혔다.

    개헌을 주도해야 할 국회 내의 중론이 어느 정도 수렴돼가고 있는데, 최근 청와대가 집권여당을 조종해 개헌 작업을 교란하려 나서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게 변수다.

    통치구조에 관한 논의를 맡고 있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2소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전날 평화방송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의 입장은 4년 중임제 개헌안"이라며 "우리 당 소속의 (친문재인) 국회의원들이 4년 중임 대통령중심제 개헌안을 자신의 방안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대통령의 뜻이 '대통령중심제 고수'에 있는 듯 하니 집권여당 국회의원들이 '거수기' '통법부'처럼 분분히 권력의 뜻을 좇아 개헌에 관한 소신을 포기하는 한심한 작태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백년대계인 개헌을 전횡하려는 제왕적 권력의 움직임이 있는 만큼, 이에 맞서는 야권 내의 초당적 의원 모임을 구성한다는 것은 충분한 정치적 명분이 있다는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 룩 패스'는 일종의 기이한 해프닝이었는데, 그렇게까지 화제가 됐던 것은 김무성 대표를 집중견제하려는 신(新) 여권의 의중이 배후에 있었다고 본다"며 "여러모로 부침을 겪었던 김무성 대표지만, 개헌과 관련해서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새로운 정치적 승부수를 준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