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상황 개선 기다렸지만 이제는 안 돼…9월 1일까지 美공관 관계자 모두 떠나야”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로시아 1 T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있는 美외교관 755명은 9월 1일까지 모두 떠나라"고 말했다. ⓒ'로시아 1 TV' 인터뷰 장면-러시아 투데이 관련보도 캡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로시아 1 T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있는 美외교관 755명은 9월 1일까지 모두 떠나라"고 말했다. ⓒ'로시아 1 TV' 인터뷰 장면-러시아 투데이 관련보도 캡쳐


    지난 27일(현지시간) ‘북한·이란·러시아 통합제재 법안’이 美상원에서도 98 대 2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통과되고, 美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곧 서명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러시아가 대응에 나섰다. 러시아 내 美외교관 755명에게 “나가라”고 밝힌 것이다.

    ‘러시아 투데이’ 등 러시아 언론들은 3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美워싱턴의 결정에 대응하는 조치로 미국 외교관들에게 떠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투데이’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로시야 1 TV’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국 측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러 규제는 러시아가 동맹국을 비롯한 세계 다른 나라들과 우호 관계를 증진하고 이익을 도모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불법적인 제재”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는 오랫동안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기다려 왔지만 가까운 미래에 상황이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이에 나는 우리의 대응을 남김없이 보여주겠다고 결정했다. 우리에게 제한을 가할 경우 어떤 대응을 받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러시아 투데이’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反러시아 정책 때문에 수많은 기업들이 고통을 받는 것을 원하지는 않으며, 테러와의 대응에 공조하는 것, 핵무기 감축, 우주개발 계획 등에서의 협력 기조가 훼손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 투데이’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보다 중국, EU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더 폭넓은 경제적 교류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투데이’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와 미국은 최근 시리아 위기 해결을 통한 중동 정세 안정에 노력하기로 강한 합의를 이뤘고, 불법이민과 조직범죄 확산, 사이버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공조해 왔다”면서 “이밖에도 금성 탐사계획과 같은 합동우주개발 계획도 미국과 계속 협력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가 9월 1일까지 자국 내 美외교관 755명에게 떠나라고 통보한 것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같은 미국 내 ‘진보 성향 매체’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냉전’과 같은 구도가 다시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러시아 투데이’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 주재 美공관에 문의를 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