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ICBM 발사, 세상 끝난 것 아냐…北과 대화 할 시간 아직 있다"
  • ▲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갖췄다’는 美국무부의 평가는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문정인 특보.ⓒ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갖췄다’는 美국무부의 평가는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문정인 특보.ⓒ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또 개인 의견을 전제로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갖췄다’는 美국무부의 평가는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정인 특보는 지난 6일 사단법인 한미클럽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정부와 한미동맹’ 세미나에 참석해 “개인적으로 북한의 ‘화성-14형’ 발사에 대해 美국무부가 너무 쉽게 결론을 내린 것 아닌가 싶다”며 이렇게 주장했다고 한다.

    문정인 특보는 시어도어 포스톨 美MIT 교수로부터 받은 이메일 내용이라며 “화성-14형을 초기 단계로 봐야하는지, 프로토 타입이라서 이를 통해 재생산이 가능한 것인지 물었더니 이번 것은 초기 단계로 봐야한다고 (포스톨 교수가) 답했다”고 밝혔다.

    문정인 특보는 “대기권 재진입시 마찰열을 잘 견딜 수 있는지, 감속 컨트롤이 가능한지, 실제 핵탄두 장착시 작동이 가능한지 등에 대해 아직 데이터가 없다”면서 “미사일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15회 정도 시험해야 하는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빈도가 많지 않은 만큼 북한이 ICBM 기술을 획득했다고 보기에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문정인 특보는 “그렇다면 아직 시간이 있지 않나. 북한이 ICBM과 핵탄두가 모두 있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면 대화가 힘들겠지만 아직은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워싱턴 주류 전문가 여론을 보면, 소수는 극단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하지만 대다수는 대화·협상 여지가 있으니 평화적으로 풀어나가자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문정인 특보는 “내가 낙관주의자라서 그런지는 모르나 북한이 화성-14형을 발사했다고 세상이 끝난 게 아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국제공조를 통해 공동 대안을 모색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문정인 특보는 “(미국의) ‘레드라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좋은 것이 아니다”라며 “레드라인을 정해놓고 선을 넘었을 때 응징을 안 하면 신뢰성이 없어지고, (반대로) 그에 따라 행동하면 파국적 결과가 나온다”며 美정부의 대북전략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문정인 특보의 이 같은 주장은 북한 ICBM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과는 차이를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만찬에서 “북한의 ICBM 개발은 2년쯤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이 예상했지만,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미사일은 거의 ICBM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현재의 수준도 문제이지만 발전의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각계에서는 문정인 특보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7일 “문정인 특보가 ‘개인적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밝힌 만큼 그에 관련해 코멘트 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