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리졸브’ 등 한미연합훈련, 항모전단·스텔스 폭격기·사드 등을 대북 협상용으로 사용
  • ▲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정인 靑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미국에서 한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면서 한미훈련축소와 미군의 한반도 배치 전략자산 축소를 밝힌 것이다.

    문정인 특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美워싱턴 D.C.에서 ‘우드로 윌슨 센터’와 韓동아시아재단이 공동 개최한 포럼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이라면서 “만약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중단(보류)’할 경우 미국 측에 한미 연합훈련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정인 특보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두 번째 제안으로 한반도에 배치한 미국의 전략자산 또한 축소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정인 특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두 가지 제안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연결되는 것”이라면서 “한반도 문제는 이란 문제보다 더욱 복잡하지만, 두 가지의 제안(가이드 라인)이 북한 비핵화를 이뤄내는 길이라고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정인 특보는 또한 문재인 정부가 배치를 중단시킨 ‘사드(THAAD, 종말고고도요격체계)’에 대해서도 “美정부는 주한미군과 그 시설을 지키기 위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려고 하고 우리는 부지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美군사무기의 한국 영토 내 배치를 위해서는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문정인 특보는 ‘사드’와 관련해 “미군이 한국 법 위에 군림할 수 없고, 한국 대통령 또한 법 위에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문정인 특보의 이 같은 발언이 한국과 미국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양국 내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문정인 특보 발언에 대한 美국무부 대변인의 논평을 전했다.

    캐티나 애덤스 美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대변인은 문정인 특보의 발언에 대해 “한미연합훈련은 양국의 대북경계태세를 강화하고, 한국과 동북아시아 지역을 보호하며, 한반도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미연합훈련은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이 어떤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美국무부는 그 이상의 특별한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의 상호방위공약을 대북협상카드로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美정부의 이 같은 뜻은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북한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한미 양국은 연합훈련을 중단하라”고 제안한 데 대해 마크 토너 美국무부 대변인 대행이 “미국이 한국과 방어·협력 차원에서 실시하는 훈련을 북한의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과 비교할 수 없다”고 일축한 데서도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또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도 한미연합훈련이 지난 40년 동안 매년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실시돼 왔다며, 북한 핵문제와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 ▲ 美태평양 함대의 항모전단들이 연합훈련을 하는 모습. 문정인 특보의 말대로면 북한이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중단'만 해도 이들의 한반도 배치를 줄일 것이라고 한다. ⓒ뉴데일리 DB-美해군 공개사진.
    ▲ 美태평양 함대의 항모전단들이 연합훈련을 하는 모습. 문정인 특보의 말대로면 북한이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중단'만 해도 이들의 한반도 배치를 줄일 것이라고 한다. ⓒ뉴데일리 DB-美해군 공개사진.


    ‘미국의 소리’ 방송은 “캐티나 애덤스 대변인은 지난 5월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과 한국민을 북한의 무력공격으로부터 지키고, 한미연합군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온전히 방어적인 조치라고 강조한 바 있다”면서 “문정인 특보의 ‘사드가 미군과 미군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배치됐다’는 설명은 美국무부의 입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문정인 특보의 발언이 국내에 알려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6.15공동선언 관련 행사에 참석해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추가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점을 들어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과 한국 국민의 안전을 남북대화를 위한 ‘협상 칩’으로 사용하려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문정인 특보의 발언 가운데 한국과 한반도 주변에 배치한 美전략자산 축소 제안이 사실일 경우 북한으로 인한 안보위협을 우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