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기지 르포, “미군 들어오면 범죄율 높아져” 루머 확산

“사드 들어오면 불바다” 70대 어르신을 공포에 떨게 만든 괴담의 정체

외부 시위대, '주민 행세'…정작 주민은 "마을 큰소리 나는 것 무섭다"

강유화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6.14 15: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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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 지역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목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짙은 녹음과 맑은 공기, 70대가 훌쩍넘은 노인들의 주름이 인상적인 곳이다. 그러나 현재 이곳은 '불신'과 '괴소문'이 점령한 치외법권 지역이 됐다. 

지난달 1일부터 가동에 들어간 사드가,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해 한 달 넘게 비상용 발전기를 통해 운용되고 있고, 군은 육로로 발전기 가동용 유류를 조달해야 하지만, 주민들은 사드 가동을 막겠다며 마을 입구를 봉쇄해 군용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26일 사드 발사대 2기와 엑스(X)-밴드 레이더 등 장비가 처음 반입된 이후 마을회관 공터에 텐트를 치고 이곳을 통과하는 모든 차량을 감시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드를 가동할 유류 공급을 막고, 미군이 사드 배치지역으로 못 들어가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들의 통제가 시작되며 군은 육로를 통한 유류 공급을 포기했다. 미군과 우리 군은 하루에도 몇 번씩 헬기를 통해 사드 가동용 유류를 공급하고 있다.

13일 뉴데일리 취재진이 상황 파악을 위해 소성리를 방문했을 때도, 주민들은 불법 검문을 하고 있었다. '사드결사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 띠를 두른 밀짚모자를 쓴 노인과 젊은 남성이 취재진이 탄 차량을 막아섰다. 본지 취재진은 소성리 마을회관 옆 2차선 도로에서 검문을 받았다. 

200여m 떨어진 곳에 경찰이 있었지만, 경찰은 주민들의 검문을 빤히 쳐다볼 뿐,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

마을 입구에서 불법 검문을 하는 사람들은 소성리 주민과 각종 시민단체, 종교단체 소속 회원들이었다. 소성리 주민 대부분은 70대가 훌쩍 넘은 고령의 할머니와 할아버지였고, 30~50대로 보이는 청장년층은 주로 외부인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기자에게 의자와 뜨거운 햇볕을 가릴 우산을 건넸다. 인정이 오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사드 이야기가 나오자 몇몇 주민들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한 주민은 "사드는 절대 안된다. 우리는 경찰이랑 기름차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주민은 "(군인들) 밥은 먹어야 하니까. 식품 차량은 들여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성리를 점령한 '사드 괴담'


이들이 사드 가동을 결사반대 하고 나선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북한이 무력도발을 자행하고, 사드를 정찰 나온 북한 무인기가 발견됐음에도, 주민들이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괴소문' 때문이었다.

사드 반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소성리 할머니들이 내놓은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사드가 들어오면 불바다가 된다. 겨울이면 공기 좋은 마을에 기름이 막 내려온다."

"미국놈들이 여기 들어와서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 아나"

"동네에 말도 안 통하고 코 큰 사람이 돌아다디면 좋겠나"

주민 대부분은 사드배치로 인해 미군이 소성리로 들어올 것이며, 이런 상황은 곧 마을의 '재앙'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주민 대부분은 어딘가에서, 누군가로부터 들었을 근거 없는 괴담(怪談)을 마치 신앙처럼 믿고 있었다.


외지에서 온 원불교·천주교·기독교 등 각 종교 관계자나 사드반대투쟁위원회 소속 회원들 그 누구도, 주민들에게 사드와 관련한 객관적 진실은 알려주지 않은 듯 했다.

이날 취재진은 사드 관련 괴소문이 소성리를 넘어 김천 등 사드 배치 인근 지역에까지 퍼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천에서부터 소성리를 찾은 여성들은 "김천 혁신도시 엄마들은 사드 때문에 아주 걱정이 많다. 미국애들은 사람 쏴도 감방 못보낸다고 하더라"라며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주민들도 "미군이 들어오면 어디 가겠나. 당연히 혁신도시 가지. 다 우르르 와서 얼마나 범죄율이 높아지겠어"라며 맞장구를 쳤다.

마치 북한 사람들은 모두가 '뿔이 달렸다'라고 가르쳤던 때처럼, 미국 군인들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라는 인식이 주민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소성리를 점령한 각종 단체


소성리를 점령한 것은 괴소문만이 아니었다. 민노총, 전교조, 종교 단체와 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 회원들은 마을에 종합상황실을 차려놓고, 주민행세를 하고 있었다.

85세의 한 할머니는 본지 기자에게 "여기에 사람들이 몰려왔을 때,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큰 소리도 나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무서웠다"며 외부인들이 주도한 사드 반대 시위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는 14일 소성리 일대에서 대규모 사드철회 집회를 예고한 상황이다.

현재 소성리 주민들의 '불법 검문'도, 마을에 퍼진 '사드 괴담'도, 주민들을 놀라게 한 '시위대'의 출현도 당분간은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였다. 군이 헬기를 통해 사드 가동을 위한 유류를 공급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성주군청은 "당사자인 국방부 측에서 대응해야 할 사항"이라며 국방우에 책임을 떠넘기고, 국방부는 "성주군이 이들에 대해 행정 퇴거명령을 내리지 않는 한 군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사실상 없다"고 답변했다.

경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불법 검문으로)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하는 사항들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대답할 뿐, 뚜렷한 대응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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