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및 언론, 우리 정부 모호한 태도에 불편한 심경 내비쳐
  •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10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사드 즉각 배치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10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사드 즉각 배치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정부를 향해 사드의 추가 신속 배치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집회가 주말에도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이하 새한국)은 10일 오후 5시 서울역 광장에서 '사드 즉각 배치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를 향해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정책이행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계성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대표, 조영환 올인코리아 대표, 서경석 목사, 이석복 장군,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등 시민 1,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해 '사드 즉각 배치', '한미동맹 강화'를 외쳤다.

    이석복 대한민국지키기불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경북 성주 사드배치 현장에는 주사파, 종북좌파들로 인해 발전기가 안돌아가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사드 배치 관련 국회 비준을 얻으려고 하는데, 어떤 일이 있어도 국회에서 사드를 논하게 하는 것을 금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두호 육사총구국동지회 초대 회장은 "사드는 오히려 증강 배치돼야 하며 이것은 국가 존립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 10일 오후 서울역 광장서 열린, '사드 즉각 배치' 촉구 집회에 참석한 서경석 목사.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10일 오후 서울역 광장서 열린, '사드 즉각 배치' 촉구 집회에 참석한 서경석 목사.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한미정상 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와 여당 일각에서 사드 추가 배치와 관련돼 부정적 견해가 흘러나온 직후, 미국 언론의 논조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경석 목사는 "사드는 연내 배치를 끝내기로 합의한 상황인데 정부가 환경평가를 이유로 이 약속을 깬다면, 한미동맹의 신뢰를 잃은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 목사는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안보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 역시 곧바로 붕괴될 것"이라며 사드배치의 필수적인 이유로 안보뿐 아니라 경제 문제를 꼽았다.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서 목사는 "한미동맹만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집회에 참가한 참여자 김성태(53)씨 역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문제 만큼은 확실한 입장을 표명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회참가자들은 정부를 향해 "나라의 현실이 어려운데 정부가 앞장서 사드배치를 반대한다면, 우리는 이 정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 경고하며 거듭 정부의 전향적 결단을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유력 매체는 10일 ‘한국의 새 지도자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사드)운영에 정지 버튼을 눌렀다’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사드배치에 부정적인 새 정부 내부의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미 정부 핵심 관계자들의 발언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8일 미 국무부 브리핑에서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한국의 사드 배치 연기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성격을 규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의 답변은 “사드배치를 그렇게 급한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 등 최근 우리 정부가 보인 태도에 대한, 미 정부의 우려 섞인 인식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노어트 대변인은 "사드 배치는 미국 정부에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며, 최고위급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여, 이 문제가 곧 있을 한미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임을 사실상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