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대선 승리 자축… "이기자" 건배사하며 2시간 넘게 만찬, 메뉴는 랍스터와 전복
  •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당청 핵심 지도부가 9일 저녁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당청 핵심 지도부가 9일 저녁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베풀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저녁 민주당 추미애 대표·우원식 원내대표·김태년 정책위의장·이춘석 사무총장·박완주 수석대변인과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김정숙 여사 내외와 임종석 비서실장·전병헌 정무수석·송인배 1부속실장·박수현 대변인 등이 배석했으며, 만찬 회동은 2시간 넘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선 승리를 자축하는 의미와 함께 '이런 기회를 자주 갖자'는 뜻을 중의적으로 담은 "이기자"라는 건배사를 제안했으며, 참석자들은 와인을 곁들여 랍스터냉채와 버섯전복수프 등을 즐겼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추미애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똘똘 뭉쳐 뛰어줘서 감사하다"며 "당에서 추천하는 인사를 적극 수용해 당직자들이 국정경험을 공유하고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추미애 대표도 "과거의 당청 관계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을 때면 당이 가만히 있다가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려가면 멀어지는 역사를 반복해왔다"며 "이번에는 정당책임성을 높이고 끝까지 대통령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집권여당 핵심지도부와 청와대 측 인사들만 모여 한 달 전의 대선 승리를 자축한 자리였지만, 이 자리에는 많은 대야(對野) 메시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강경화 외교부장관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야당의 반발로 무산된데 이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등 국회 상황이 때이른 난맥상을 보임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흠결없이 100%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 최선을 다해 국회를 설득할 것"이라며 "한미정상회담의 공식수행단이나 특별수행단에 야당 의원들을 포함시킬 수 있도록 정무수석과 당이 함께 협의해서 각 정당에 제안해달라"고 '당근'을 던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다음 주에 추진한다는 국회 상임위원장단 회동에도 자유한국당이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정상회담 수행단에 일부 의원들을 넣어주는 정도로 유인책이 될지 모르겠다"며 "지금의 여당이 과거 야당 시절 '100% 흠결없이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진작 임했더라면 애시당초 교착 상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