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된 4개 보고 "추가반입"이라며 역정내는게 '나라다운 나라'인가
  • 경북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1기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 경북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1기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주부가 홈쇼핑 채널에서 평소 꼭 필요한 물품을 6개들이 묶음할인으로 판매하는 것을 보고 주문을 했다.

    이튿날 택배로 도착한 물품을 수령하자 택배상자를 열어 그 중 2개는 꺼내 쓰기 시작하고, 4개는 나중에 쓸 요량으로 포장도 뜯지 않은 채로 집안 구석에 보관했다.

    그런데 6개들이 묶음상품을 주문할 때 옆에서 나란히 TV를 함께 보고 있던 남편이 어느날 집안 구석 상자에 담겨져 있는, 남은 4개의 물품을 보더니 노발대발 역정을 낸다. 뭘 또 추가로 사질렀냐는 것이다.

    이 건으로 집구석을 들쑤시는 것도 모자라 소비자원과 판매업체에까지 문제를 삼겠다고 길길이 날뛰어 동네 전체를 시끄럽게 하면 도대체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병원에라도 모시고 가서 뇌혈관 동맥경화로 인지장애가 온 것은 아닌지, 뇌 MRI라도 찍어보도록 권해야 하지 않을까.

    새 정부에서 연일 "사드 추가반입"을 했다고 난리다. 복수의 언론 매체도 '사드 추가반입'이라는 용어를 스스럼없이 쓰고 있다.

    문제는 '추가반입'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원래부터 1개 포대가 레이더와 6기의 발사대로 구성된다.

  •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2기가 일정한 간격을 벌려두고 경북 성주골프장에 배치돼 있다. 사드 1개 포대는 6기의 발사대로 구성되는만큼 나머지 4기의 발사대도 함께 반입돼 모처에 잘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사진DB
    ▲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2기가 일정한 간격을 벌려두고 경북 성주골프장에 배치돼 있다. 사드 1개 포대는 6기의 발사대로 구성되는만큼 나머지 4기의 발사대도 함께 반입돼 모처에 잘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사진DB

    지난해 7월 8일 한미 양국이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하기로 공식 합의했고, 합의에 따라 지난 4월 26일에 사드 레이더와 사격통제장비, 발사대 2기가 성주골프장 현장에 배치됐다.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로 구성되기 때문에, 당연히 나머지 발사대 4기도 같은날 함께 반입됐다.

    이날 보도전문채널 〈YTN〉은 성주골프장에 현장 배치된 레이더·사격통제장비·발사대 외에 나머지 발사대가 담긴 컨테이너가 부산에서 대구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28일에는 〈아시아경제〉가 "나머지 발사대 4기는 경북 칠곡군 왜관의 캠프 캐럴에 보관돼 있다"고도 보도했다.

    1개 포대가 반입된 이상 6기의 발사대가 들어왔다는 것은 상식으로, 게다가 보도를 통해 누구나 알고 있는 공지의 사실이었던 것이다. 대체 뭘 '추가반입'했다는 것인가.

    문재인정부 출범 나흘 뒤인 지난달 14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자행했을 때,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는 이를 탐지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더와 발사대 6기가 묶음으로 한 세트인 사드 포대를 이미 지난 4월에 반입해서, 그 중 레이더와 발사대 2기는 필요한 곳에 배치해 이미 잘 쓰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발사대 4기는 필요할 때 적절한 시기에 배치해서 쓰려고 잘 보관하고 있는 중인데, 갑자기 이걸 보더니 눈이 뒤집혀 "뭘 '추가반입'한 거냐"고 길길이 날뛰고, 이에 '추가반입'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장단을 맞추는 일부 언론의 행태도 목격된다. 이것이 '나라다운 나라'의 모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