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앞두고 여당과 전선 형성…친박과 선 긋겠다는 의도 있다는 분석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그는 지난 19대 대선에 출마한 바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그는 지난 19대 대선에 출마한 바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4대강 사업 정책감사를 지시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이런 식으로 나라를 운영하면 이 정권도 곧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지사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4대강 사업은 치산치수의 전형으로 훌륭한 업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로 인해 대한민국에는 홍수와 한해가 없어졌다"며 "그런데도 좌파 언론과 문 대통령이 합작해 네 번째 감사지시를 하는 것은 정치적 보복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감사원에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를 지시했다. 그간 4대강 사업을 끊임없이 비판해온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정권에서도 이미 두 차례 감사를 받은 바 있는 사업에 재감사를 지시하자,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감사를 지시하는 것이 감사원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법적 절차의 부당성' 등 제기하며 반발했고, 홍준표 후보는 야권이 지적한 수질 부분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4대강 사업이 오히려 수질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겨냥 "박정희 정권 시절에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면서 건설 현장에 드러눕던 어느 야당 지도자를 연상시킨다"며 "녹조의 발생 원인도 모르는 얼치기 환경론자들이 4대강 사업 탓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낙동강 변에 살아서 잘 안다. 4대강 사업 이전에도 낙동강에는 여름철이면 녹조가 파랬다"며 "오히려 4대강 사업 이후 수량이 풍부해져 녹조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들은 노무현 자살을 MB 탓으로 여긴다"며 "자중하라"고 했다.

  •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23일 페이스북 포스팅.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23일 페이스북 포스팅.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홍 전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4대강 사업을 지렛대로 여당과 각을 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전 지사는 그간 미국에 머물며 '신보수주의'를 주장했지만, 뚜렷한 각론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4대강을 통해 여당과의 전선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홍 전 지사가 4대강에 대한 확고한 본인의 생각이 있어 이를 말한 것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전 지사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와 선을 긋기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요사업을 옹호하고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19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 문제를 지적하자 "녹조는 질소와 인 성분이 있는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등 오염물질이 하천에 스며들어 고온다습한 물과 만날 때 발생한다"며 "소양댐은 연 평균 232일 동안 물을 가두어 두어도 녹조가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