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문재인 고소할 것, 내가 안철수 지지한다고?"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14일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난독증인가? 아니면 매사를 이런식으로 아전인수 하느냐"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가 전날 SBS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김진태-윤상현 의원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지 않느냐"고 말한 배경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앞서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허위사실공표 및 명예훼손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문 후보가 '자기들 힘만 갖고는 안되니 제가 안철수를 밀어주자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며 "이건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 제가 무슨 안 후보를 지지하느냐"고 했다.

그는 "오히려 저는 국민의당과 우리 자유한국당이 이념이 달라 연대할 수 없다고 한 대표적인 사람"이라며 "그간 문 후보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저런 뜬금 없는 소리를 하길래 사실무근이라고 몇 차례 경고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오늘 문 후보가 또 같은 말을 반복했다"며 "사정이 얼마나 다급한진 몰라도 없는 말을 만들어내고 평생을 원칙과 소신으로 살아온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의원은 자유한국당 대선에 출마한 이후 줄곧 연대와 단일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정당은 이념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끼리의 집단"이라며 국민의당은 물론, 바른정당과의 연대조차 강하게 거부했다.

특히 지난 달 25일, 그는 '당원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홍준표 후보를 겨냥해 "어느 후보는 벌써 바른정당 및 국민의당까지 후보 단일화를 말하고 있다"며 "우리 당원들이 안철수를 밀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도 있다"고 우려의 메시지를 보낸 바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권혁기 부대변인은 "열흘 전 언론보도에 김 의원은 '당이 결정하면 안철수 지원 유세를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앞서 지난달 30일 또 다른 언론은 '당 차원의 (단일화가) 이뤄지면 고민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고 했다.

여기에 김 의원이 다시 반박한 것이다. 김 의원은 "기자들이 중도진영과 단일화 한다면 어떻게 할것이냐고 묻기에 '안철수 지원 유세를 하고 다니는 것은 참 생각하기 어렵지만, 나중에 당 차원에 (단일화가) 이뤄지면 고민해보겠다'고 말한 게 전부"라며 "그게 다다. 이게 내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그렇게 자신 있으면 다음번 토론에서 똑같이 한 번 더 말해보라. 죄목이 하나 더 추가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중도표를 가져오기 위해 이른바 '안철수 지지설'을 토론회에 언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 보수지지층과 안철수 후보를 연결시키면 중도층이 이에 반감을 느낄 것이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평소 단일화나 연대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던 김진태 의원을 거론한 것은 '무리수'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의 뚜렷한 성향이 언론을 통해 이미 여러차례 알려진 바, 애당초 문 후보의 주장이 힘을 받기 어려운 발언이었다는 비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