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47→33%로 14%p 하락…민주당도 동반 하향, 국민의당 안철수-손학규 합하면 소폭 상승
  •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문재인의 광주·전남 비전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문재인의 광주·전남 비전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대선후보 호남경선을 앞둔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지지도가 두 자릿수 이상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최근 문재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문재인 측의 '부산 대통령' 발언을 비롯한 막말, 민주당 경선 현장투표 결과 사전유출 등으로 인한 논란이 호남의 반문(反文) 정서를 자극한 것 아닌가는 관측이 제기된다.

    2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도 중 광주/전라 지역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33%로 지난주 47%에서 14%포인트 급락했다. 전국 지지도 역시 33%에서 31%로 소폭 하락했다.

    이들 지지층의 일부는 이재명 성남시장(4%포인트)에게로 이동했지만, 상당수는 민주당 이외의 후보에게로 이동했다.

    국민의당 손학규 전 대표가 5%,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4%로 각각 5%포인트, 3%포인트 올랐다. 보수 주자인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도 2%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도 1%로 적지만 호남에서 지지율을 확보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1%를 이어갔으며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3%포인트 하락해 17%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은 호남에서 54%로 4%포인트 내려간 반면 국민의당은 23%에서 25%로 2%포인트 상승하면서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앞서 지난 19일 문재인 전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토론회'에서 "저는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제1공수여단 여단장은 전두환 장군이었고, 반란군의 가장 우두머리였는데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날 문재인 전 대표가 부산선대위 상임위원장으로 영입한 오거돈 전 동명대 총장은 "다시 한 번 부산 사람이 주체가 돼 부산대통령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이같은 호남을 배려하지 않은 발언들이 결국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입만 벌리면 동서 지역갈등으로 몰아가는 문재인 후보 측도 결코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대로 된 셈이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전두환의 '전'자만 나와도 소름끼치는 호남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TV 토론회 발언도 "야권 대선주자로서 있을 수 없는 발언이다. 이러니 호남과 문재인 전 대표 사이에 끊임없는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연호 대변인은 "김대중·노무현 두 번의 민주 정부가 호남의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은 인사차별을 뿌리뽑지 못했고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호남에 가서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비하하는 것은 무슨 심산인가"라고 반문했다.

    고연호 대변인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무책임정치의 전형이고, 표만 얻을 수 있다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서슴지 않고 디스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대중 정부를 계승하겠다는 그동안 발언은 그저 호남표를 위한 습관적인 수사였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문재인 전 대표는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과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내며 청와대 최고권력자로 군림했었다. 참여정부의 잘못이 크다면 먼저 호남주민께 용서부터 빌어야 되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호남정신은 5·18 정신을 비롯한 민주주의와 역사에 있는 것이지, 단순히 일자리나 인사차별 문제에 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 ▲ 24일 대선주자 지지도.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주 47%에서 14%p 급락해 33%를 기록했다. ⓒ한국갤럽
    ▲ 24일 대선주자 지지도.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주 47%에서 14%p 급락해 33%를 기록했다. ⓒ한국갤럽

    한편 최대 격전이 될 호남경선을 앞둔 국민의당 대선 주자들은 각각 입장문을 통해 경선과 본선 승리의 각오를 다졌다. 최대 지지기반이자 야권의 상징인 호남에서의 승리가 곧 본선행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들은 지역 기반 다지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공정한 경선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겠다. 당원과 국민들께서 누가 승리할 후보인지, 누가 대한민국의 개혁과 통합을 이루고 미래를 준비할 후보인지 선택해 주실 것"이라며 "압도적 승리로 국민의당 대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박주선 부의장은 "고립을 자초하는 자강론에만 안주해서는 호남의 미래도 대한민국의 미래도 찾을수 없겠다는 위기 의식에 출마했다"며 출마배경을 설명, "반드시 대연합과 통합, 집권의 길을 열겠다. 호남이 주도하는 정권창출로 패권세력의 국정농단을 끝내라는 민심을 받들겠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후보는 "정의로운 나라, 저녁이 있는 삶의 7공화국을 열겠다. 문재인 후보를 이겨, 패권교체가 아닌 진정한 국민주권시대를 열겠다. 개혁과 변화, 안정의 새시대를 만들겠다"며 "광주는 역사의 시작이자 시대의 이정표였다. 광주에서 반드시 승리의 깃발을 들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1일부터 2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19%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심위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