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적을수록 安 '적신호', 기존 당원의 文 지지가 압도적
  • 안희정 충남지사. ⓒ뉴시스
    ▲ 안희정 충남지사.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안희정 충남지사의 마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안희정 지사의 첫 마법은 '지지율 20% 이상 달성'이다. 안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22%'를 기록, 이른바 '매직넘버''를 달성했다. 매직넘버란 정치권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로, '지지율 20%의 고지를 넘겨야 선두주자를 따라잡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의미다.

    한국갤럽이 지난 17일 발표한 2월 3주차 대선주자 지지율에 따르면 안희정 지사는 22%를 기록했다. 반면 경선 경쟁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33%, 이재명 성남시장은 5%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부터 16일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또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를 통해 민주당 경선이 문재인과 안희정, 양강 구도로 좁혀졌음을 알 수 있다. 안 지사의 두 번째 마법은 '경선 승리'다. 다만 이 마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야권 안팎에선 문재인과 안희정, 두 후보의 '제로섬 게임'이 시작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로섬 게임이란, 한 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쪽은 손해를 보는 상태를 뜻한다.

    나아가 두 후보가 제로섬 게임을 시작할 경우 안 지사가 불리하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지난달 한자리수 지지율에 불과했던 안 지사는 이제 막 두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꾸준히 두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대세론'을 구축한 바다.

    더욱이 문재인 전 대표에겐 든든한 후원군도 있다. 문 전 대표의 대표 시절, 가입한 '온라인 10만 당원'이다.

    그럼 안희정 지사의 두 번째 마법은 볼 수 없는 것일까.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경선 선거인단의 수가 증가할수록 안 지사에게 유리하다는 게 야권 안팎의 전언이다.

    민주당이 지난 15일부터 모집 중인 경선 선거인단은 당원뿐 아니라 일반인도 참여가 가능하다. 기존 민주당원 외에도 중도-보수층이 참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권의 마땅한 대권주자가 없는 현 상황을 비춰볼 때, 중도-보수층의 민주당 경선 참여 가능성이 높다는 후문이다.

    안희정 지사는 중도-보수층에서 추격 발판을 만든 바다. 안 지사가 언급했던 '대연정(여야 연합정부 구상)'이 이를 방증한다. 안 지사 입장에선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2012년 경선도 일반인 참여는 가능했다. 당시 약 108만5000명이 선거인단으로 등록, 이중 61만4200명이 투표했다. 약 57%가 참여한 것. 또 당시의 선거인단은 전반적으로 진보층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들 다수는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층이기도 하다.

    이번 경선의 선거인단 수가 100만명 규모로 측정된다면 대부분 '진보층'일 가능성은 높다. 다만 선거인단이 200만명으로 늘어난다면 중도-보수층의 참여를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번 경선 선거인단에 200만명 이상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무료 공인증서 도입 등을 최초 시도하며 국민 참여를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선거인단 모집 첫날 30만명의 신청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같은 방법은 작년 10월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언급한 바다. 당시 김 의원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송강 포럼(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 모임)'에서 "국민경선방식으로 기존 대의원이 가진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투표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분들에게 투표권 주는 방식으로 하면 (문재인 전 대표 역전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부겸 의원은 "당 고정 지지층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갖고 있는 압도적인 지지 자체는 부인할 도리가 없다"며 "모집단이 30만 내외인 지금의 당원 기준으로는 틀 자체를 바꿀 수 없다"고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