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실익 없어보이지만…패권 없는 호남에 보수후보 경쟁력 보여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7일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7일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난 17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과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을 찾으면서 국민 대통합 행보에 나섰다.

    특히 진도에서 반사모 회원들이 목격되는 등 반문 정서가 강한 호남에서 보수 후보로서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한 뒤,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으로 직행해 아직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했다.

    국민 대통합 행보로 풀이되는 이 날 행보에는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국민의당 지지자 일부가, 전라남도 진도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임'이 각각 참석해 반 총장을 응원했다.

    현재 호남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효과로 보수진영 소속 정치인의 인기가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호남 지역의 보수 진영 현역 국회의원인 정운천 의원과 이정현 의원은 각각 바른 정당, 무소속으로 탈당했다. 김무성 전 대표 등도 지지세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보수 정치인에 대한 호남의 지지도가 언제든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기존 야당에 대한 지지세가 공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4월 총선 직전에 "총선에서 호남에서 패배할 시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했다가 국민의당에 패배하는 성적표가 나오자 말을 바꾼 바 있다. 결국, 보수에 대한 저항감이 큰 만큼 반문 정서도 강한 상황이어서 호남에서 패권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처럼 호남에서 보수 정치인에 대한 호감도가 바닥인 상황에서 반 총장은 '아직은 실익이 없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호남을 향했다. 보수진영의 파이를 넓히고 문재인 전 대표의 확장성을 막기 위해 반 전 총장이 몸을 불사르며 정면돌파한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그의 행보는 18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18일 오전에는 5·18 묘역을 참배한 뒤 조선대학교에서 강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