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내일 대구시당 창당대회인데 나와 주호영 부담스러울 정도"전북도당 창당대회 대성공… 정운천 "조금 더 노력했는데 크게 봐주셔" 겸양
  • 바른정당이 17일 오후 전북 전주 오펠리스컨벤션홀에서 전북도당 창당대회를 거행했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1500여 명의 지지자가 몰려 일대 장관을 이뤘다. 정운천 전북도당위원장, 김무성 의원, 정병국 중앙당창당준비위원장, 유승민 의원,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구 정책위의장(사진 왼쪽부터)이 손을 맞잡고 청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바른정당이 17일 오후 전북 전주 오펠리스컨벤션홀에서 전북도당 창당대회를 거행했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1500여 명의 지지자가 몰려 일대 장관을 이뤘다. 정운천 전북도당위원장, 김무성 의원, 정병국 중앙당창당준비위원장, 유승민 의원,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구 정책위의장(사진 왼쪽부터)이 손을 맞잡고 청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바른정당이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을)의 개인 인기를 당에 대한 지지율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

    17일 전북 전주 오펠리스컨벤션홀에서 열린 바른도당 전북도당 창당대회는 7년간 지역을 일군 정운천 의원의 역량이 여실하게 드러난 자리였다.

    범(汎)보수 진영의 험지(險地)라는 전북 전주에 1500여 명이 몰려 열기가 폭발했다. 이들은 바른정당을 상징하는 하늘색과 흰색의 막대풍선을 열렬히 두드리며 지도부를 맞이했다. 바른정당 지도부 의원들조차 예상을 뛰어넘는 열기에 어안이 벙벙해하는 모습이었다.

    유승민 의원은 "전주에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을 보니 내일(18일) 대구시당 창당대회를 하는데, 나와 주호영 의원은 걱정"이라고 솔직히 토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한 사람이 이렇게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고 거들었다.

    정병국 중앙당창당준비위원장은 "이제 전북은 바른정당의 험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며 "바른정당의 출발과 바른정당의 모든 것의 중심이 전북 전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전북도당 창당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된 것은 오롯이 정운천 의원의 개인 역량이라는 지적이다.

    정운천 의원은 이명박정부에서 농식품부장관을 지내다 물러난 뒤, 2010년 전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시작으로 7년간 우직하게 전북과 전주를 위한 활동에 전념해왔다. 이 기간 동안 낙선에 낙선을 거듭하면서도, 소외되고 낙후한 전북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꽉 막힌 중앙과의 통로를 자처했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야당 의원 열 몫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정운천 의원은 필요한 예산을 모조리 따내겠다는 '슈퍼맨 유세', 침체에 빠진 지역을 깨우기 위해 길게 울겠다는 '꼬끼오 유세' 등으로 지역을 누비며 민심을 파고들었다.

  •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과 배우자 최경선 여사가 17일 오후 전북 전주 오펠리스컨벤션홀 입구에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과 배우자 최경선 여사가 17일 오후 전북 전주 오펠리스컨벤션홀 입구에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선거 막판 정운천 의원 본인과 배우자·아들·딸 등 가족 일동이 모두 함께 지지를 호소하며 유권자에게 큰절을 올린 것은 지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날 바른정당의 초대 전북도당위원장으로 추대된 정운천 의원은 수락 연설 도중 사회자가 배우자 최경선 여사를 호명하자 "제일 미안한 것은 집사람"이라며 "2010년 당선도 안 될 도지사 나간다고 하자, 여고 교사를 사표 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 힘으로 7년 만에 당선돼 항상 집사람에겐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행복하게 살겠다"고 밝혀, 1500여 청중의 잔잔한 박수를 받았다.

    정운천 의원은 이날도 최경선 여사와 함께 일찌감치 5층 컨벤션홀 입구에 자리를 잡고 입장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맞았다. 그것도 단순히 의례적인 악수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최근의 안부도 묻고 대화도 나눴다. 지역민 한 명 한 명을 잘 파악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정운천 의원은 이날 창당대회 이후 본지와 통화에서 "정치가 불신을 받고 있다보니 조금만 노력해도 더 크게 보이는 것 같다"고 겸양하며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고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해달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그 우직함과 진정성에 이날 모인 1500여 명의 지지자들은 한결같이 정운천 의원을 극찬했다.

    전주시민 심모(50대)씨는 "정운천 (의원)은 정말 바른 사람"이라며 "깨끗하고 행정 역량 있고, 장관도 소신 있게 했다"고 격찬했다.

    이어 "특히 전주와 전북은 소외 지역 아니냐"며 "바른 정치 하는 사람이 진작 있었으면 적극 지원했을텐데, 그동안은 선택의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고, 지난해 총선에서 정운천 의원의 당선을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해석했다.

  •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이 17일 전북 전주 오펠리스컨벤션홀에서 열린 전북도당 창당대회에서 전북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직후 수락연설을 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이 17일 전북 전주 오펠리스컨벤션홀에서 열린 전북도당 창당대회에서 전북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직후 수락연설을 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나아가 "국회에 진출한 뒤에도 소신 있게 시와 도를 위해 일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며 "새누리당이 국정농단으로 타격을 많이 받았지만, 정운천은 신당으로 갔으니 다시 한 번 똑같은 초심으로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서신동에서 왔다는 채모(53·여성)씨는 "나는 당을 떠나서 사람을 보고 찍는다"며 "정운천 (의원)은 전에는 새누리당이었지만, 사람만 보고 지지했다"고 능력과 인품을 높이 평가했다.

    관건은 정운천 의원의 개인 인기가 전북에서 바른정당에 대한 지지로 연결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애초부터 당(黨)을 보고 찍은 게 아니라 능력과 성실함, 진정성을 보고 찍은 것이기에, 정운천 의원의 지역 인기와 소속 정당의 전북 지지도는 새누리당 시절부터 격차가 있었다. 바른정당이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우느냐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이다.

    지역정가의 관계자는 "정운천 장관은 새누리당의 전북 지지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는데, 이제 바른정당에서 그 역할을 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며 "이것은 정운천 장관 혼자만의 숙제가 아니라, 바른정당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전북 전주에 온 바른정당 지도부가 일제히 정운천 의원을 추어올린 것도, 정운천 의원의 인기를 바른정당의 지지율로 연결시키기 위한 총력전의 의미라는 설명이다.

    정병국 위원장은 "바른정당의 중심에 정운천 의원이 있을 것이라는 걸 여러분께 약속드린다"며 "호남 배려 몫으로 지도부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정운천의 능력과 여러분의 함성으로 정운천 의원이 바른정당의 중심적 인물이 될 것이라는 걸 약속드린다"고 외쳐, 청중들 사이에서 열렬한 "정운천!"의 연호를 이끌어냈다.

    김무성 의원도 "전남에서는 28년 만에 의원을 만들어서 당대표까지 만들었다"고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정운천은 32년 만에 됐는데, 바른정당 당대표 한 번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물어, 좌중의 열화와 같은 함성을 유도했다.

    《바른정당 창당대회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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