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식 반응 현재까지 없어…노동신문 "韓, 반정부 투쟁 갈 수록 세차"
  • 북한 매체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두고 '압도적 찬성'이라며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0일 자 보도 일부.ⓒ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 북한 매체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두고 '압도적 찬성'이라며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0일 자 보도 일부.ⓒ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북한 매체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이 나오자 '압도적 찬성'이라고 기뻐하며 4시간 만에 보도했다가 이튿날 관련 기사를 삭제해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대남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9일 오후 8시쯤 '박근혜 탄핵안, 남조선 국회에서 다수 가결로 통과'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우리민족끼리'는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오늘 남조선 시간으로 오후 4시 10분쯤 남조선 국회에서 특대형의 권력형 부정부패 범죄를 저지른 박근혜 역도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끝났다"면서 "탄핵소추안은 결정 정족수를 훨씬 넘어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전했다.

    '우리민족끼리'는 "탄핵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 앞에서 집결한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소리 높여 외쳤다"면서 "주요 외신들도 긴급 타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매체가 한국에서 벌어진 일을 불과 서너 시간 만에 보도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 북한 매체는 한국과 연관된 소식을 보통 빠르면 하루나 이틀 뒤에 보도해왔다. 내용 또한 맹목적인 비난 일색이었다.

    그런데 해당 기사는 10일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9일자 기사에 이어 '경계심을 잠시라도 늦추었다가는'이라는 제목의 10일자 기사들이 새로 올라와있을 뿐이다.

    그동안 북한 매체는 저속한 언어를 사용해가며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난해왔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촛불집회를 상세히 보도하며 대남비방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10일 '노동신문'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이에 한국의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이 "최고 권력자를 국민이 끌어내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북한 주민들에게 심어줄 것을 우려해 북한 당국이 금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과 관련해 북한 당국의 공식 반응도 현재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한편 이날 '노동신문'은 '죄악의 대가를 반드시 치뤄야 한다'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을 통해 "남조선에서 박근혜 역도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투쟁의 불길이 갈수록 세차게 타 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박근혜 패당은 희세의 사대매국정치로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깡그리 팔아먹으면서 남조선의 식민지 예속성을 심화시킨 추악한 민족반역 무리이다"면서 "가증스러운 역적무리들이 권력의 자리에서 쫓겨나 역사의 준엄한 징벌을 받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