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마비됐는데, 2시간 이상 '화기애애' 술자리… 얼굴이 상기될 정도로 '축하 분위기'
  •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당일,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속에서 국정 운영의 중요한 역할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은 기쁨을 만끽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 소속 의원들은 9일 본회의가 끝난 직후 여의도 모 식당에서 탄핵소추안 통과를 축하하는 술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소주 9병 이상, 맥주를 10병 이상 마신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들은 건배사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축하하며 "위하야(下野)"를 구호로 외치기도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단의 술자리는 적어도 6시30분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7시20분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조용히 따로 술자리를 가졌고, 이로부터 10분 뒤에는 우상호 원내대표가 기존 술자리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술자리는 오후 8시23분에 끝이 났다. 취재 결과 이날 술자리는 2시간 이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지속됐다.

    술자리를 끝낸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본지 취재진을 목격하자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당시 자리에 있던 한 관계자는 이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실 술자리는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은 김병관 최고위원이 조부상이 있어서 원래 예정된 자리"라며 주최 의도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술자리에서 취재진이 목격한 정황은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얼굴이 상기될 정도로 편안한 자리였던 것으로 보였다.

    민주당은 이날 대외적인 표정관리에 극도로 신경썼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대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웃음을 띠게 된다"며 "본회의장에서 옆사람과 대화하지 말라"는 주문을 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만약 가결돼도 환호성을 지르거나 박수 치지 말라"며 "표결 이후에도 기자들과 말 섞지 말라"는 당부도 했다. 탄핵 직후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민생과 경제, 안보에 먼저 집중을 하겠다"며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혼란을 최소화하고 국정 신속 안정화할 방안을 앞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본지는 이날 술자리의 목적과 주최 측이 누구인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우상호 원내대표와도 통화를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이날 술자리에서는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정, 문미옥, 김한정, 기동민, 백혜련, 이재정,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