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모 2척, 호위함 6척, 공격원잠 7척 등…2020년 ‘작지만 강력한 대양함대’ 구축
  • 지난 11월 8일 오산 공군기지에서 이륙하는 英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1월 8일 오산 공군기지에서 이륙하는 英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델란드에 이어 18세기부터 19세기까지 동아시아 일대를 쥐고 흔들었던 대영제국. 최근 영국의 군사전략을 보면 ‘대영제국으로의 회귀’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11월 8일, 1950년 6.25전쟁 참전 이후 60여 년 만에 한국에 날아와 한국, 미국 공군과 합동훈련을 실시했던 英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편대의 활동은 동아시아 전체의 이목을 끌었다. 英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편대는 한국 공군뿐만 아니라 日항공자위대와도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12월 1일(현지시간)에는 美워싱턴 D.C.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킴 다로치 주미 영국대사가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타이푼 전투기들이 조만간 ‘항행의 자유’가 침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남지나해 상공을 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美해군이 남지나해에서 실시 중인 ‘항행의 자유 작전’에 동참한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킴 다로치 주미 영국대사는 이어 놀라운 발언을 내놨다. 그는 “2020년 취역할 예정인 신형 항공모함 2척도 태평양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남지나해 등 아시아 태평양에서 ‘항행의 자유’를 지켜, 해로와 항공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美정부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그동안 영국의 군사력은 중동에 집중돼 있었는데, 앞으로는 태평양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킴 다로치 대사에 이어,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는 “영국이 아시아 안보 문제에 관여하는데 대해 일본 정부는 환영한다”면서 “일본 정부는 지난 10월 미국, 영국 정부 관계자와 美국방부에서 만나 해군 연합작전에 대해서도 논의한 바 있다”고 밝혀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 EU 영국대표부 대사 시절의 킴 다루치 경. 현재는 주미대사를 맡고 있다. ⓒEU주재 英대표부 플릭커 캡쳐
    ▲ EU 영국대표부 대사 시절의 킴 다루치 경. 현재는 주미대사를 맡고 있다. ⓒEU주재 英대표부 플릭커 캡쳐


    이 같은 발언에 가장 반발한 것은 中공산당, 다음은 러시아였다. 두 나라 모두 영국의 군사적 능력을 매우 강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영국의 군사력이 2차 세계대전 이후로는 크게 줄어들어 해외에서의 작전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이는 “병역만 마치면 나도 군사 전문가”라며 전 세계 군사력의 흐름에 무관심한 한국 사람들의 착각에 불과하다.

    영국 또한 재정적자로 인해 국방예산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모병제인 탓에 지원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과거 ‘대영제국’의 일원이던 ‘영연방 국가들’의 군사적 연대 결속력이 점차 줄어드는 것 또한 영국 군사력을 과소평가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영국군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기존의 대규모 병력 중심의 군 구조를 ‘소수정예 병력이 최첨단 무기를 운용하는 신속전개군’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시작은 해군이다.

    ‘브렉시트’ 논란으로 사퇴한 데이비드 캐머런 前총리는 2015년 11월 23일(현지시간) 의회에 ‘전략적 국방안보 검토(SDSR)’ 결과라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 2015년 11월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英총리가 의회에 제출한 SDSR은 영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英세이브 로얄 네이비 포럼 홈페이지 캡쳐
    ▲ 2015년 11월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英총리가 의회에 제출한 SDSR은 영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英세이브 로얄 네이비 포럼 홈페이지 캡쳐


    당시 英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진 주요 내용을 보면, 영국 정부는 2025년까지 1,780억 파운드(한화 약 311조 210억 원)를 투입해 국제테러조직에 대응하고 전 세계에 어디든지 파병할 수 있는 군대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계획의 골자는 특수부대 강화, 대테러 대응역량 강화, 전 세계를 무대로 할 수 있는 ‘신속대응군’ 조직 강화다.

    영국 정부는 당시 보고서에서 현재 병력 11만 명가량인 육군에 ‘신속대응타격여단’ 2개를 신설하고, 1개 여단 5,000여 명 수준인 ‘신속대응타격여단’은 장갑차 등까지 포함하는 정규군으로 국내외에서 테러 발생 시 신속해 현지로 투입돼 임무를 수행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英언론들은 현재 신속대응군 역할을 맡고 있는 제16공중강습여단을 개편, 그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려는 계획이라고 해석했다.

    신속대응전력의 한 축인 해군력과 공군력 강화 계획도 포함돼 있었다. 2023년까지 F-35 스텔스 전투기 42대를 구매하고, 이 가운데 28대를 시험 중인 신형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와 ‘프린스 오브 웨일스’ 호에 각각 14대씩 탑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영국은 또한 항공모함에 탑재할 전투기를 포함해 2035년까지 138대의 F-35 스텔스 전투기를 확보할 계획도 세웠다.

    영국은 2017년에 취역하는 ‘퀸 엘리자베스’호와 2020년 취역할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 가운데 한 척은 대양에 배치, ‘영국의 국익’에 따라 어디든 보낼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비싼 운영유지비 문제로 가동률이 매우 저조한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재정비, 2040년까지 수명을 연장하고, 비행중대 2개를 추가한다는 계획도 넣었다.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는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우리는 국가 단위의 위협들, 국경을 넘어서는 위협들, 두 가지 위협에 직면하고 있고, 그 모두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영국 언론들은 “보수당 정권이 의회에 제출한 계획대로면 향후 10년 동안 1,780억 파운드(한화 약 311조 원)이 투입될 것”이라면서 “현 정부가 국방 및 안보 예산을 GDP 대비 2%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한 만큼 최근의 경제 성장률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120억 파운드(한화 20조 9,780억 원)이 더 투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는 2016년 ‘브렉시트’ 논란과 맞물리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하지만 계획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특히 해군력 증강은 영국의 역사적 전통과 맞물려 계속 추진 중에 있다. 그 중에서도 항공모함은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영국 해군은 2017년에 '퀸 엘리자베스' 호를, 2020년에 '프린스 오브 웨일즈' 호를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英해군 홍보사진
    ▲ 영국 해군은 2017년에 '퀸 엘리자베스' 호를, 2020년에 '프린스 오브 웨일즈' 호를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英해군 홍보사진


    1번함 ‘퀸 엘리자베스’ 호는 2014년 7월 진수, 현재 시험 운항 중에 있다. 이르면 2017년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퀸 엘리자베스’호는 길이 283m, 최대 폭 70m, 만재 배수량 7만 600톤의 중대형 항공모함으로, 현재 러시아와 中인민해방군이 운영 중인 항공모함보다 더 크다. 2017년 진수, 2020년에 실전 배치할 예정인 2번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 또한 같은 크기다.

    건조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1척 당 건조비용이 한국 돈으로 5조 3,000억 원 가량이다. 항공모함에 싣게 될 각종 함재기나 무장을 포함하지 않은 돈이다. 이것도 영국 정부가 예산 문제로 원자력 추진을 포기해서 그나마 절감한 비용이라고 한다.

    영국의 신형 항모 ‘퀸 엘리자베스’ 호는 얼마 전까지 운영했던 ‘인빈시블’급 항공모함과 몇 가지 차이점을 갖고 있다.

    우선 형상이 매우 특이하다. 아일랜드라 불리는 항공모함의 관제탑이 2개다. 이는 항해용과 항공대 관제탑이 별도로 분리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초 ‘퀸 엘리자베스’ 호에는 전자기 추진식 캐터펄트가 설치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설계 및 비용 문제로 ‘스키점프대’ 방식을 채용했다고 한다.

    ‘퀸 엘리자베스’ 호는 한동안 항공모함 역할 외에 강습상륙함 역할을 맡아 상륙전 병력도 태울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운용 중인 강습상륙함이 퇴역할 시기가 돼서다. 이로 인해 ‘퀸 엘리자베스’ 호에 탑승하는 인원은 항공모함 승조원 600여 명과 항공대 병력, 상륙전 병력 등 최대 2,3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다.

    지금까지 알려지기로 ‘퀸 엘리자베스’ 호에는 F-35B 스텔스 전폭기 24대 또는 36대, AW-101 멀린 다목적 헬기 12대 또는 18대, 링스 와일드캣 대잠초계헬기 4대가 임무에 따라 다양하게 탑재될 것이라고 한다. 이 중 핵심전력은 역시 F-35B 스텔스 전폭기다.

  • 英항모 '퀸 엘리자베스'에서 함재기 F-35B 전폭기가 착륙하는 상상도. ⓒ英해군 홍보사진
    ▲ 英항모 '퀸 엘리자베스'에서 함재기 F-35B 전폭기가 착륙하는 상상도. ⓒ英해군 홍보사진


    영국 정부는 ‘퀸 엘리자베스’ 호를 호위할 함대들도 착착 준비하고 있다. 계획상으로는 항모 한 척 당 美해군의 이지스함과 같은 역할을 맡을 45급 대공 구축함 2척, 대잠수함 작전을 맡을 26형 호위함 3~4척, 애스튜드급 원자력 추진 공격잠수함 2~3척 가량을 건조해 ‘항모 강습단’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예상 시기는 2023년에서 2030년 사이라고.

    ‘퀸 엘리자베스’ 호를 호위할 전투함들의 역량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美항모강습단이나 러시아의 대규모 수상함대를 제외하고는 이들을 무너뜨릴 전력을 가진 나라가 없어 보인다. 게다가 영국은 계획을 완전히 달성하기 전인 2020년이면, 항모 강습단을 꾸릴 정도의 해군력은 모두 보유하게 된다.

    킴 다로치 주미 영국대사의 발언은 미국 다음으로 강력한 ‘항모 강습단’이 차례대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누빌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일본 정부가 영국 군사력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전개되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는 것은 ‘적극적 방위전략’을 추진 중인 일본이 영국군에게 ‘거점’을 제공할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이어서, 영국은 해군에 이어 공군도 동아시아에 배치할 수도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영국군은 지금도 해외에 자국 군대를 배치 중인 나라 가운데 하나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이후 포클랜드 제도에 주둔 중인 중대 병력을 비롯해 키프러스에 방공 대대와 보병 대대, 버뮤다에 연대급 부대, 지브랄타 해협에 연대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실전 경험은 미군 다음 가는 수준이다. 1991년 2월 걸프전에도 참전했고,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때부터 2011년 재스민 혁명 당시 북아프리카와 중동 일대의 치안유지활동, 2015년 하반기 테러조직 ‘대쉬(ISIS)’의 이라크·시리아 내전에도 영국군은 빠지지 않고 참전했다.

  •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英육군 특수부대 SAS라는 제목으로 나도는 사진. ⓒ인스타그램 사진 캡쳐
    ▲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英육군 특수부대 SAS라는 제목으로 나도는 사진. ⓒ인스타그램 사진 캡쳐


    영국군이 자랑하는 육군 특수부대 SAS나 SRR(특수정찰연대), 해군 SBS, 제3해병여단 등은 미군, 호주군, 캐나다군, 뉴질랜드군 특수부대와 함께 특수임무부대(TF)를 구성해 알 카에다와 탈레반, 대쉬(ISIS) 지도부 사냥을 벌이기도 했다. 게다가 2,700여 명의 용병부대 ‘구르카 부대’도 파병을 기다리며 ‘쿠크리(구르카 부족의 사냥용 칼)’를 갈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매년 빠지지 않고 미군과 손발을 맞춰온 영국군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온다는 소식은 미국 입장에서는 반갑기 그지없다. 독일, 프랑스 등 사사건건 미군의 주도권 행사에 딴죽을 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과 달리 영국군은 미군의 지휘에 반발을 할 때가 있지만, 주어진 임무에서는 자신의 몫 이상을 해내기 때문에 미더운 우군이다.

    게다가 영국은 여전히 존재하는 ‘영연방’의 종주국으로, 미주 지역의 캐나다와 아시아 태평양 주변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호주, 뉴질랜드, 인도양의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과도 원활하게 협조할 수 있다.

    ‘브렉시트’를 통해 EU에서 탈퇴한 영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의 美대통령 당선 시기와 비슷한 때에 곧 갖추게 될 강력한 군사력을 아시아 태평양으로 보내겠다고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재정적자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미국이 영국을 필두로 한 UKUSA 동맹과 한미일 동맹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주장에 가장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이 볼 때 영국과 일본이 남지나해와 동지나해를 지키고, 그 뒤를 호주와 뉴질랜드가 버텨준다면, 中공산당의 남지나해 패권 전략은 물론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저지하는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 지난 10월 주요 외신들은 남수단에 파병된 유엔 평화유지군이 구호단체 요원들의 구출요청을 거절하고,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벌어지자 총과 탄약까지 내팽개치고 도망쳤다는 유엔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다. 그 가운데는 中인민해방군도 있었다고 한다. ⓒ英가디언의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0월 주요 외신들은 남수단에 파병된 유엔 평화유지군이 구호단체 요원들의 구출요청을 거절하고,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벌어지자 총과 탄약까지 내팽개치고 도망쳤다는 유엔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다. 그 가운데는 中인민해방군도 있었다고 한다. ⓒ英가디언의 관련보도 화면캡쳐


    한편 러시아 정부는 영국군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오는 데 대해 외무성 성명을 통해 불편함을 드러내는 반응만 보였다. 반면 中공산당은 즉각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지난 2일 겅솽 中공산당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남중국해는 국제법에 따라 누구나 항행과 비행의 자유가 있으므로, 이 해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주변 국가들의 노력을 존중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영국 공군의 타이푼 전투기 편대가 남지나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에 동참할 것이라는데 대한 반응이었다.

    中공산당의 감독을 받는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같은 날 “중화인민공화국은 그 어떤 나라든지 남지나해에서 항행 및 비행의 자유를 명분으로 내세워 다른 나라의 주권과 안보를 위협하거나 군사적 행동을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큰 소리를 쳤다.

    中공산당의 이 같은 태도는 미국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에서 영국, 나아가 영연방 국가들까지 합세해 남지나해 일대에서 활동하게 되면, 자신들의 ‘도련선 전략’ 자체가 무너질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미국과 영국, 일본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상호 공조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는 분위기임에도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中공산당과 미국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협력한다)’이라는 개념을 버리지 않고 있다. 마치 19세기 말 일제와 청나라, 러시아 사이를 오가며 잔머리를 굴리던 조선 조정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