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레이저스 채널’ 훈련…7년 만에 실제 민간인 수십여 명, 헬기 태워 日로 후송
  • ▲ 주한미군 美8군이 홈페이지에 올린 '오늘의 사진'.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실시했던 '커레이저스 채널' 훈련을 찍은 사진이다. ⓒ美8군 홈페이지 캡쳐
    ▲ 주한미군 美8군이 홈페이지에 올린 '오늘의 사진'.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실시했던 '커레이저스 채널' 훈련을 찍은 사진이다. ⓒ美8군 홈페이지 캡쳐


    주한미군은 매년 한국에서 생활하는 美국적 민간인들의 ‘소개(疏開)’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에는 실제로 주한미군 가족들 수십여 명을 헬기에 태워 일본으로 후송, 국내 언론들의 관심을 끌었다.

    美8군은 지난 11월 4일, 제19전구(戰區)지원사령부 주관으로 ‘커레이저스 채널’ 훈련을 실시했다는 소식을 올렸다.

    美8군에 따르면, ‘커레이저스 채널’ 훈련은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실시했다고 한다. 훈련 내용은 대략 이랬다.

    먼저 대피 연락을 받은 수도권 거주 주한미군 가족들이 1차 집결지인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모인 뒤 CH-47 치누크 수송 헬기 2대에 나눠 타고 2차 집결지인 대구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어 대구에 있는 ‘캠프 워커’ 내 집결지 안내소에서 후송과 대피 절차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뒤 관련 서류를 확인했다. 대피 대상자 본인 확인과 수화물, 애완동물 후송 등에 필요한 서류들이다.

    이후 주한미군 가족들은 ‘캠프 워커’에서 하룻밤 묵은 뒤 이튿날 김해 공항으로 이동, 미리 마련한 C-130 허큘리스 수송기를 타고 주일미군 기지까지 후송되는 것으로 상황은 종료됐다고 한다.

    美8군은 제19전구지원사령부 소속 민간인 소개 전문가 ‘저스틴 비버’를 인용해 “매년 이 같은 훈련을 실시하는데, 이번 훈련은 2009년 주한미군 가족을 한반도 밖으로 소개했던 때 이후 처음으로 실전과 가장 비슷하게 훈련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551내륙수송소대 소대장 레이 오스트랜더 소위는 “만약 이들이 실제로 대피한다는 것은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뜻”이라면서 “그들(미군 가족들)은 우리가 그들을 위해 제대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 속 깊이 느끼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美8군 측은 이번 ‘커레이저스 채널’ 훈련이 ‘비전투 민간인 소개 작전(NEO)’의 취약점과 효율성 등을 보완하는데 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美8군의 ‘커레이저스 채널’ 훈련에 대해 국내 언론들은 7년 만에 민간인들을 실제로 일본으로 후송한 점에 주목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이 계속되고, 미국 정부 안팎에서 ‘김정은 참수’나 ‘선제 타격’과 같은 발언이 나온 것을 연계한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움직임은 과거에도 있었다. 1994년 북한 핵 위기로 인해 주한미군의 ‘NEO’ 계획이 처음 눈길을 끈 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등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NEO’ 계획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현재는 한국에 거주 중인 미국인이 15만 명을 넘고, 이들과 결혼한 가족, 애완동물, 그리고 ‘NEO’ 계획 대상인 미국 국적 한국인과 美정부 협조자들까지 합치면 엄청난 수이기 때문에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미국이 한국 몰래 전쟁을 일으키는지 보려면 NEO를 시행하는지 보면 안다”는 이야기는 현실과는 맞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