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便]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나?”
    허망하게 끝난 코미디 ‘진실 게임’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빙하’의 폭로가 보도된 이후 그 며칠 동안의 여러 논란과 공방이
    허무 개그로 일단락되는 듯싶다. 물론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겠지만...
     


  •   “기억이 나질 않는다”로 시작된 ‘안대재’[안경잽이 대권 재수생]의 대사는
    “‘북한 인권 문제도 남북 간 직접 대화를 통해, 북의 인권을 개선하도록 권고하고 유도하자’는
    취지에서 논의된 것”이라는 빡빡 우기기를 넘어, “색깔론과 망국적 종북 타령을 뿌리 뽑겠다”로 급상승한다.
      그 중간에 대변인 격이라는 측근을 통해 “2007년 인권결의안에 기권하기로 결정한 뒤
    이를 북에 전달했다...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할 이유도, 물어볼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고
    당당히 밝혔다.

      이미 이 대목에서 힘과 빽이 없는 많은 궁민(窮民)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하, 그렇구나!”하고 씁쓸하게 입맛만 다시게 되었다. 달리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일이니 알아도 모른 척 할 밖에는...
      북녘 ‘식견(食見)있는 지도자(脂盜者)’에게 “어떻게 할깝쇼?”라고 의견을 물어본 거나,
    “기권하기로 했습니다. 칭찬이라도 한마디...”라고 통보한 것이나 다른 점이 뭘까?
    이럴 때 쓰는 말이라고 한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   이럴 즈음에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순실 아줌마의 거액 삥뜯기” 소문이
    점점 커지기 시작하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굳히기에 들어간다.
      “남북문제에 관한 한, 저도 참여정부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다. 진도를 더 못낸 것이
    아쉬울 뿐 오점으로 남을 일은 전혀 없다... 저는 회의 결론이 기권이었다는 것만 기억날 뿐 제가 처음에 찬성을 주장했었다는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제게 유리한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정직하게 그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쯤 되면, “X[便]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俗談)이 딱 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었다. 드디어 진실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명백히 말하건대 당시 남측은 우리 측에 그 무슨 ‘인권결의안’과 관련한 의견을 문의한 적도, 기권하겠다는 립장을 알려온 적도 없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우리와 억지로 연결시켜 종북세력으로 몰아대는 비열한 정치테러행위다...” 
      북녘의 그 무슨 ‘좃평통’이라는 기구의 대변인이 드디어 밝힌 것이다.

  •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안대재’께서는 “누가 북에 물어봤나? 우리끼리 일이다. 북한은 우리
    정치에 어떤 형식으로든 개입하지 말라!”고 대변인 격인 측근을 통해 보란듯이 일침을 놓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민(窮民)들은 확신하기에 이른다.
      북녘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라고? 북녘이 쭈욱 어찌 해 왔는지를 자알 아는데,
    이번만은 ‘진짜 정말 확실하게 진실일 것’이라고?
      “의견을 문의한 것도, 기권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온 것도 분명하다”는 속사정이
    그렇게 표현됐다는 걸 굳이 꼬집어 말해야 하나?

      이로써 9년 전 그해 11월 17일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둘러싼 ‘진실 게임’은
    결론이 났다는 게 정설(定說)이 됐다.

      누군가가 이렇게 한 마디 했다.

      “X[便]인지 된장인지, 찍어서 먹어봐야 아나?”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