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들 “中공산당, 북한 사주 받아 ‘휴대전화 실명제’ 하는 것 아니냐” 의심
  • 북한 스마트폰 '아리랑'. 중국 스마트폰의 카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외부와의 전화통화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북한 스마트폰 '아리랑'. 중국 스마트폰의 카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외부와의 전화통화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북한 내부의 소식을 한국 등 외부로 알리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은 중국 휴대전화.

    북한 소식통들은 중국에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한국, 일본의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나 언론과 접촉하며 북한 내부 분위기를 전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정보 파이프 라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中공산당이 ‘휴대전화 실명제’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정부가 보이스 피싱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 실명제를 곧 실시할 것”이라고 지난 24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3년 전부터 예고됐던 중국 정부의 휴대전화 실명제 추진 방침에 따라 최근 中이동통신사들이 신규 가입고객에게 실명확인을 거쳐 전화를 개통해주고 있으며, 기존 가입 고객들에게도 실명인증을 거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중국 휴대전화를 소유한 사람은 이동통신사 영업지점에 휴대전화와 본인 신분증을 들고 가 전화 명의자와 실제 사용자가 일치하는지 실명인증을 통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경우에는 앞으로 사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 소식통은 “이동통신사에 따라 실명인증 시점이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베이징은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다른 지역은 늦어도 2016년 말까지 실명확인 절차를 모두 마쳐야 한다”면서 “실명인증을 거치지 않은 휴대전화는 통신제한 조치를 당하게 되고, 2017년부터는 실명인증을 거치지 않은 휴대전화는 사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中이동통신사들은 실명인증을 거치지 않은 휴대전화에 대해 음성 통화정지, 문자메시지 송수신 정지 등의 방법으로 실명인증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중국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이 사용 중인 중국 휴대전화를 중국에 있는 친지들의 명의로 실명인증을 한 뒤 다시 북한에 들여보내는 편법이 있지만, 그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중국에 있는 친지나 무역상들이 북한 주민 대신 실명인증을 해줬다 적발되면,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처벌받게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중국 소식통들은 中공산당이 ‘휴대전화 실명제’를 시행하면 북한 보위성이 가장 기뻐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 내부 정부가 새나가는 주요 경로로 봤던 중국 휴대전화 사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부 소식통은 “中공산당 당국이 북한의 ‘사주’를 받아 북한 주민들의 중국 휴대전화 사용을 원천봉쇄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어 보인다. 中공산당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과 일본, 대만 등에서 중국 범죄조직들이 ‘보이스 피싱’을 저지르는데 대해서는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 또한 중국 ‘보이스 피싱’ 조직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등은 주로 피해 국가에서 마련한 선불폰이나 대포폰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보이스 피싱 범죄를 막기 위해 ‘휴대전화 실명제’를 실시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별로 없어 보인다.

    中공산당이 ‘휴대전화 실명제’를 강행할 경우 북한 주민들과 외부 세계 간의 ‘정보연결통로’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